'The Branch'는 골목 안 작은 2층집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1층은 예술가를 위한 갤러리 공간, 계단 아래 아주 작은 도서관, 패트릭의 작업공간, 부엌이 있고요, 2층은 저희의 생활공간 겸 제 작업공간으로 쓰고 있습니다. 볕 잘 드는 창가, 하얀 벽을 마주보는 작은 책상이 'The Branch Herb'의 작업실입니다. 그곳에 앉아 허브를 다듬고, 그림을 그리고, 차를 마시고, 허브를 블렌딩합니다. 이번 서울 오기 전날까지도 쭉 허브티 만드는 작업으로 쭉 바빴는데요, 허브를 다듬고 블렌딩하는 과정을 틈틈이 사진으로 남겨보았습니다.
동네에 있는 '모두의 농원', 아쉽게도 이름과 달리 (모두에게가 아니라) 유료 회원만 쓸 수 있는 텃밭입니다. 저희는 3년 전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인연으로 회원이 아닌데도 퇴비를 놓아두러 자주 들르곤 합니다. 그리고 울타리 옆에 빼곡하게 자라는 로즈마리, 레몬버베나, 애플민트들을 야금야금 모아오는데요, 어느날 밑동째 싹둑 잘려 퇴비더미 위에 놓여있던 레몬버베나를 보았습니다. 아예 뿌리째 뽑힌 상태였다면 옮겨심기라도 해봤을텐데.. 안타까워하며 그 레몬버베나를 전부 모아서 잘 씻어 말렸습니다.
(받침으로 쓴) 구 소식지 곳곳에 실려있던 스미노에구 마스코트가 귀여워서 담아보고 :)
지난 달 봄소풍 갔던 날, 우리 자리 위로 떨어진 벚꽃들을 데려와 잘 말렸습니다. 병을 열자마자 은은한 벚꽃향이 풍겨납니다.
더 열심히 모아왔더라면 좋았을텐데.. 꼬박 내년까지 기다려야 하네요. 모든 것에 마땅한 때가 있다는 자연의 이치를 실감합니다.
눈에 띌 때마다 부지런히 모아서 잘 씻어둔 유리병들이 요모조모 참 잘 쓰여서 뿌듯합니다.
본격적인 블렌딩, 잎을 잘게 잘라야만 고르게 잘 섞여서, 부엌 가위들을 옆에 두고 계속 잎을 잘게 자릅니다.
헷갈리거나 빠뜨리지 않도록 꼼꼼히 메모를 남기고 체크해가며 잘 섞습니다. (이 잎을 자르는 과정이 가장 고됩니다. ㅠㅠ)
전에 한 번 블로그에 소개한 적 있는 '봄의 노래'를 비롯해서, '솔밧찻집' 시절부터 쭉 이어오고 있는 오랜 블렌딩,
그리고 레몬버베나를 듬뿍 활용한 새로운 블렌딩까지, 2018년 5월 현재 총 다섯 종의 허브티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어떤 허브들을 어떻게 모이면 잘 어울릴까, 열심히 고민하고, 여러 번씩 마셔보고, 다시 그 비율을 맞추어가며 정성껏 만들어낸 블렌딩들입니다. 각 블렌딩에 대해서는 어떤 허브들이 들어갔는지, 어떤 맛인지, 따로 더 자세히 소개할게요 ^.^
그리고 허브티가 영 낯선 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싶어서, 사진으로 남겨둔 '허브티 우리는 법'을 소개합니다 :-)
차 마시기 전 제가 늘 준비하는 물건들은 티포트, 걸름망, 찻잔, 걸름망 받칠 접시. 이렇게 네 가지에요.
500ml 티포트 가득 우릴 때, 밥숟가락 가득 넣으면 딱 알맞습니다.
허브티는 홍차나 녹차에 비해 무게가 가벼워서 저만큼이 약 1.5g 정도 돼요.
홍차나 녹차 우릴 때만큼 우리는 시간이 아주 까다롭지는 않아요. 짧게는 5분, 시간이 넉넉하다면 10분도 괜찮고요. 뚜껑은 꼭 닫아주세요. 계속 우리면 맛이 진해져서, 다 우려낸 다음 걸름망을 건져내면 편리합니다. 혹은 티포트를 하나 더 준비해서 우려낸 차를 다른 티포트로 옮기셔도 되고요.
참 맛있게 잘 마셨습니다 :-)
조금은 서늘했던 비오는 오후에 참 잘 어울렸던, 따스하고 보드라운 느낌을 주는 '봄의 노래'였어요.
덧) 'The Branch Herb' 의 허브티들을 만나보실 수 있는, 솔밧상점을 다시 엽니다.
다음 주 화요일, 29일 1시 반부터 저녁 7시까지, 서교동 '커피상점 이심'에 쭉 머물 예정이에요 :)
자세한 내용은 포스터와 함께 다시 공지할게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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