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여는 작은 가게2021. 7. 22. 18:57

대부분 작년 5월 오사카에서 만든 엽서들이네요. 그때 만들면서 적어둔 기록을 옮겨와봅니다.

(* 8/24일 알림 _ 아래 올린 엽서들은 모두 자기 자리를 찾아갔고요, 더 만들게 되면 다시 알릴게요! ^^)

 

책 <자연농, 느림과 기다림의 철학> 

 

잎사귀 공작소를 한번 열면 서너 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먼저, 잎사귀들을 모아놓은 책들을 꺼내고, 책 사이사이를 훑어보면서 잎사귀들을 꺼내 모으는데, 밑줄 그어둔 문장들도 다시 쭉 읽어본다. 그래서 일부러 최고로 좋아하는 책들, 되새기고픈 문장들이 많은 오래된 친구 같은 책들에다가 잎사귀들을 많이 넣어두었다. 다음으로, 눈에 잘 띄는 흰 종이 위에 잎사귀들을 와르르 한꺼번에 모아놓고서, 엽서 위에 그림을 그리듯이, 마음에 와닿는 대로 하나하나씩 골라가며 배치한다. 바느질할 때 조각 원단을 모아 이어붙이는 것처럼, 어울릴 만한 빛깔과 모양의 잎사귀들을 모아다가 서로서로 짝을 지어주고 친구를 만들어준다. 재료들, 그러니까 그때그때의 잎사귀 현황에 따라 늘 분위기가 바뀐다는 게 또 재밌는데, 작년부터 눈에 띌 때마다 쭉 모아온 파란색 수레국화와 꽃분홍 제라늄, 노란 금목서 꽃이 많아서 이번 잎사귀 카드들은 더 화사한 느낌이다. 디자인을 마친 다음, 제일 까다로운 마지막 단계는 풀칠하고 붙이기, 풀이 똑 떨어져서 새로 사온 풀들을 처음 써봤는데, 조금 질척이는 느낌의 독일산 딱풀보다 오히려 중국산 귀여운 곰돌이 딱풀이 쓰기에 더 편했다. 그렇게 느릿느릿한 속도로 만들어낸 엽서가 총 열일곱 장, 다 만들고나서 한데 모아놓고보면 하나하나 다 다른데 또 하나같이 다 예뻐서 늘 놀랍고 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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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솔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