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 지금은 없는 차2020. 8. 23. 13:18

 

 

기타카가야

 

제라늄과 시소, 민트와 클로버, 펜넬과 천일홍. 전부 저희 동네에서 거둔 허브들로 만든 차입니다. 그래서 저희 동네 이름 '기타카가야'를 차 이름으로 붙였어요. 제각각 개성 다른 향이 조화롭게 어울려서, 뜨겁게 마셔도 좋고, 차갑게 마셔도 좋습니다. 이 차를 만든 날의 기록을 블로그에 자세히 적어둔 덕분에 그날 그 기억을 생생하게 떠올릴 수 있네요. 

https://blog.naver.com/vertciel/221323050244

 

클로버 수확, 그리고 워크샵

잠들기 전 다짐했다. ‘내일은 꼭 5시 반에 일어나서, 클로버를 모으러 공원에 가야지. 너무 더워지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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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향을 닮은 제라늄 향기는 우아하고 그윽한 느낌입니다. 마음을 편안하게 안정시켜주지요. 시소는 일본에서 두루 쓰는 잎채소인데, 깻잎과 닮았어요. 시소도 허브차로 쓸 수 있나? 반신반의하며 시도해본 이 블렌딩이 생각보다 훨씬 더 맛있어서 무척 기뻐했습니다. 제라늄과 시소는 모두 염증개선, 혈액순환에 도움을 준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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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8 덧붙여 씀

 

: 원래 '기타카가야', 저희 동네 이름이었던 이 차의 이름을 '향기로운 꽃의 파도'로 바꾸었습니다. 그저 저희 동네 이름이라는 단순하고 개인적인 이유보다는, 이 차가 다가갈 곳에서 무언가 새롭고, 신선하고, 그러면서 아름답고 향기로운 느낌을 퍼뜨렸으면 하는 바람으로 새 이름을 붙이려고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문태준 시인의 수필집에서 만난, 파블로 네루다의 시 '알스트로메리아'의 한 구절, 

 

향기로운 꽃의 파도를 물결치며 바람의 배가 지나갈 때

 

의 앞부분을 빌려왔어요. 발음해보는 것만으로도 절로 향긋해지는 기분이 드는 것 같지요? 실제로 제가 이 차의 주인공 재료인 제라늄을 모으러 밭에 갔을 때, 그런 '향기로운 꽃의 파도'와 만난 적이 있어요. 바람이 산들산들 불어올 때마다 제라늄 향기가 파도처럼 물결치며 다가왔더랍니다. 이렇게 말이에요 ;-)

 

https://youtu.be/1euiZOSXGOk 

 

 

 

 

Posted by 솔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