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 지금은 없는 차2021. 1. 12. 11:25

 

캘리포니아의 가족들, 그리운 얼굴들을 떠올리며 이름 붙인 차 '따스하게 북돋는 손길'을 소개합니다. 제 시어머니 니니, 그리고 니니의 동생이신 패트릭 이모 사이안, 두 분은 제가 허브차 작업을 '일'로 시작하기 훨씬 전, 그저 단순한 재미 겸 취미일 때부터 힘껏 지지하고 응원해주셨습니다. '어머, 허브차가 이렇게 맛있다니', '정말로 숙면에 도움이 되더라. 금방 다 마셔버렸네. 혹시 더 만들어줄 수 있겠니', '가게에서 본 작은 주전자인데 네가 생각이 나서 사왔어!' 때로는 제가 마다하는데도 굳이 허브차 값을 손에 쥐어주시기도 해서, 덕분에 새로운 재료들을 선뜻 더 구입할 수도 있었고, 더 재미난 블렌딩에 도전해볼 수도 있었지요.

올 겨울 새로 만든 '면역력을 높여주고, 혈액 순환을 돕는 차'에 어떤 이름을 붙일까 한창 고민하던 중에, 마침 그날 생일을 맞으신 사이안 이모를 떠올리면서, 그동안 제가 받아온 이런 응원의 마음들을 잊지 않고, 잘 기억하고 되새겨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그런 고마움을 담아, '따스하게 북돋는* 손길'이라는 이름을 정했습니다. 이 차가 가닿을 그 누군가에게도, 차를 만들며 담은 저의 정성, 그리고 저를 도와주었던 수많은 따스한 마음들.. 그 모두가 전해져서 차 한 잔이 '따스한 손길'처럼 느껴졌으면 하는 바람으로 지은 이름입니다. 

* 북돋우다 : 기운이나 정신 따위를 더욱 높여 주다.   
: 단어 뜻을 또렷하게 모르겠을 땐 늘 국어사전을 찾아봅니다. '북돋우다' 발음하다보면 두물머리에서 친구들과 감자밭에 북을 주던 기억도 떠오르고, 어쩐지 담뿍 힘이 솟는 것도 같고, 복스러운 복덩어리가 찾아들 것도 같습니다. 처음엔 그냥 '따스한 손길'이라고 이름지었다가, 아무래도 너무 단순하니까, 그리고 좋아하는 단어를 무언가 덧붙여보자, 해서 넣게 되었습니다 ;-) 이렇게, '곰과 호랑이 허브'에서 만드는 차의 이름이 그냥 이름, 평범한 단어에 그치지 않고, 고운 말, 아름다운 말, 의미 있는 말을 널리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하고 바랍니다. 그래서 늘 한참을 고민해서, 정성을 그득 담아서 이름을 정합니다. 이 단계가 늘 제일 어렵지만, 또 한편으로는 무척 흥미진진하고 즐겁기도 합니다 ^__^

 

로즈힙, 라벤더, 네틀, 세이지, 홀리바질, 레몬그라스, 솔잎, 황기, 카모마일..

언젠가 어느 책에서 보았던 '감기 초기, 혹은 예방에 좋은 차' 블렌딩을 참고하면서

주로 면역력을 높여주고 혈액순환을 도와주는, 이로운 허브들을 두루 조화롭게 모았습니다. 

 

 

 

차를 우리는 동안 담아본 사진. 김이 모락모락 자욱하게 -

 

 



 

마침 사진의 배경도 멀리 터키에서 보내온 선물,

고맙고 그리운 여러 따뜻한 손길들을 떠올리게 하는 차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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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솔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