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숍2024. 2. 25. 18:05

 

안녕하세요~ '곰과 호랑이 허브' 에서 오랜만에 아로마테라피 수업을 엽니다. 지난 12월 허브차 블렌딩 워크숍을 진행했던 북촌의 금속공예 공방 '엘로사' @el_generosa 에서 다시 좋은 기회를 마련해주셨어요. 이번 워크숍에서는 아로마테라피의 기초와 여러 활용법에 대해 알아보고, 약 10종의 에센셜 오일들을 천천히 시향하며 자세히 만나보고, 알맞게 잘 조향해서 '나만의 허브 향기' 롤온 향수 (10ml) 를 만듭니다. 세상 만물이 겨울잠에서 깨어나기 시작하는 봄의 길목에서, 먼 옛날부터 식물이 우리에게 건네온 이로움에 대해 배우고, 직접 그 혜택을 누리면서, 허브와 더 가까워질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거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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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과 호랑이 허브' _ 허벌리스트 강수희 (한국허브협회 허벌리스트 1급 자격 보유)

: 약용 식물 허브에 대해 알기 쉽게 가르치며, 허브를 이용하여 두루 쓸모 있는 것들을 만듭니다.

'곰과 호랑이 허브'는 단군신화 속 동굴에서 쑥과 마늘을 먹던 그 곰과 호랑이로부터 착안한 이름입니다. 그 흔한 쑥과 마늘 역시 '허브'라는 걸, 알고보면 우리의 일상 어디에나 허브들이 있고, 매우 유용하게 잘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알리고 싶었습니다. 인류의 오랜 역사에 걸쳐, 사람이 자연으로부터 꾸준히 배워온 소중한 가르침을 잘 모아 담아 퍼뜨리면서, 더 많은 이들과 함께 이로움을 누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 '곰과 호랑이 허브' 블로그 : https://tbherb.tistory.com/

* 지난 허브 수업들의 기록 : 2020 맨발동무도서관 '길 위의 인문학' https://bit.ly/3E3YEi8

2019 일본 오사카 '아시아 북 마켓' https://blog.naver.com/vertciel/221598718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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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크숍 상세 안내

 

날짜 : 2024.2.26 (월) _ 1회차 오후 3시~5시 / 2회차 오후 7시~9시

* 1회차는 접수 마감되었습니다. 지금 신청하시면 대기명단에 등록되고 자리가 날 때 연락드립니다 :-)

 

장소 : 엘로사 공방 (서울 종로구 계동길 89-1)

참가비 : 1사람당 25,000원씩 (음료 제공, 재료비 포함)

신청방법 : 신청서 내용 입력 후 참가비를 입금하시면 (국민 344-24-0037-744 강수희), 1~2일 안으로 확인 후, 예약 완료 알림 및 자세한 참가 안내 문자를 보내드립니다.

https://forms.gle/FtjoZWmVz1RdP69A8

 

* 취소 및 참가비 환불은 2/22(목)까지 가능합니다. (갑작스레 못 오시게 될 경우 양도 가능합니다.)

* 궁금한 점 물어보기 : 전화+카톡 010-4462-36팔팔 / 이메일 suhee@finalstraw.org / 인스타 @suheekang & @bear.tiger.her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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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로사

서울특별시 종로구 계동길 89-1 1층 엘로사

 

 

Posted by 솔밧
워크숍2023. 11. 16. 17:53

 

 

2023년 마지막 '나만의 허브차 블렌딩' 수업을 엽니다. (2024년 상반기 다시 시작할 예정입니다만 언제 어디가 될지 아직 모르겠네요 ^^) 올해 봄부터 성심당문화원에서 꾸준히 진행해왔던 '허브티블렌딩' 수업을, 이번에는 곰과 호랑이 허브의 작업실 겸 가게 공간인 '안녕코너샵'에서 소규모로 오붓하게 열어봅니다. 일상 속에서 두루 잘 활용할 수 있는 허브의 기초에 대해 간략히 알아보고, 여섯 가지 기본 허브들로 나만의 블렌딩 허브차를 만들고 같이 마셔봅니다.


* 위 그림은 1224년 바그다드에서 제작된 디오스코리데스의 '약물지(De Materia Medica)' 아랍어 사본에 등장하는, '물약을 제조하는 의사' 라고 합니다 :-) 

 

 

Posted by 솔밧
워크숍2022. 11. 6. 17:26

['곰과 호랑이 허브' _ 찾아가는 허브 수업]


: 2022년 11월 현재, '곰과 호랑이 허브'는 아쉽게도 사람들을 맞이할 수 있는 작업공간이 따로 없는 상황이에요. 대신 준비물들을 잘 챙겨서, 꼭 허브 마법사처럼, 큼직한 허브 보따리를 들고 곳곳으로 돌아다니며 작은 수업을 열고 있습니다.


진행 가능한 수업은 크게 세 종류인데요,

 

1) 허브와 식물 이야기
- 처음 허브 일을 시작하게 된 계기와 그동안 걸어온 이야기들 (+ 사진 슬라이드쇼) 
- 허브와 식물 관련 책들, 감명 깊고 울림이 큰 문장들을 모아 소개해요.
- 수업 2,3에서처럼 직접 만드는 체험은 없고, 나눠드릴 프린트물 자료를 준비해갑니다.

 

2006년도의 첫 배낭여행 때 찾아갔던 스위스 루체른의 티샵

 

2) 나만의 허브차 블렌딩 워크숍
- 허브의 다양한 쓰임새 안내
- 허브차 블렌딩의 기초
- 약 10종류의 허브들을 활용한, 나만의 허브차 블렌딩 만들기

 

 

 

3) 아로마테라피 DIY 워크숍
- 아로마테라피의 기초 및 상세한 사용법 안내
- 약 10종류의 에센셜오일을 활용한 나만의 향기 만들기
(향기 오일을 기본으로, 공기정화 스프레이, 데오도란트 등 필요에 따라 선택 가능)

 

 

 

: 각각의 수업들 모두, 참여인원 5~10명을 기준으로 자유롭게 바뀔 수 있고, 수업 시간은 약 2시간 정도, 수업 비용은 개별 문의 바랍니다 ^__^

 

: 저(강수희)는 한국허브협회 허벌리스트 1급 자격증이 있고, 2018년부터 약 40여 차례, 곳곳에서 다양한 수업들을 진행해오고 있어요.

 

 

* 수업 후기 모음 😉 
2020년 맨발동무도서관 _ '길 위의 인문학' https://bit.ly/3E3YEi8
2019년 일본 오사카 _ '아시아 북 마켓' https://blog.naver.com/vertciel/221598718217

 

* '곰과 호랑이 허브'에 궁금한 점이 있거나, 무언가 저와 함께 벌이고픈 일이 있다면, 아래로 연락주세요. ^__^ 
suhee@finalstraw.org / 공일공-4462-3688

Posted by 솔밧
워크숍2022. 11. 6. 09:17
 
 
 
 
 
 

 

줄곧 생각만 해왔던 '곰과 호랑이 허브'의 인스타 계정을 만들었다. 오랫동안 거의 손을 놓고 있었던 '곰과 호랑이 허브' 일에 더 진지해지기로, 더 몰두해보기로 마음먹고 있다. 계기는 지난 10/26일날 열렸던 이응노 미술관에서의 허브차 워크숍, 그리고 서울서 만났던 오랜 벗 지영과의 긴 대화. 잊지 않고 잘 기억해두고 싶어서, 간단하게라도 후기를 남겨본다 ;-) 

 

매달 마지막 수요일 이응노미술관에서 열리는 '문화가 있는 날' 프로그램을 쭉 맡아 진행하고 있는 '쌍선힐링쎈타' 은선의 초대 덕분에 이번 자리가 만들어졌다. 그동안에는 허브차 수업 한 회당 약 2시간 넘게 진행해왔는데, 이번에 주어진 시간은 1시간 남짓. 수업 내용을 싹 다듬고 더 가뿐한 워크숍으로 꾸렸다. 재료의 가짓수도 확 줄였는데, 정작 준비에는 평소보다 훨씬 더 오래 걸렸다. 그동안 안 예쁘고 안 좋은 걸 알면서도 편리하니까 어쩔 수 없다고 여기면서 재료를 담는 데 써왔던 투명 지퍼백 봉투 대신, 틈틈이 모아둔 재사용 유리병으로 싹 교체하면서 씻어 말리고 다시 담고 새 이름표를 붙였다. 품은 많이 들었어도, 더 보기 좋고, 수업 진행도 더 편리해졌으니 옳은 선택이었다. 처음 수업을 시작하던 때 스스로에게 세웠던 원칙이 '일회용품은 쓰지 않는다. 쓰레기는 최소화한다' 였는데, 지퍼백도 계속 쓰다보면 쓰레기가 되어버리고 마니까 더 엄격하게 줄였어야 했는데.. 이제라도 바로잡게 되어 다행이로구나 싶다. 이렇게 해서 유리병 열 개, 찻잔 열여섯 개, 티포트 세 개, 숟가락들과 종이봉투와 참고도서.. 바리바리 챙기다보니 짐가방이 너무나도 무거워지고 말았다. 그래도 수업 시작 전 테이블을 꾸미며 찻잔들을 오종종 늘어놓을 때, 마음에 드는 찻잔을 고르며 즐거워하는 표정들을 볼 때, 수업을 다 마치고 나서 나온 쓰레기가 하나도 없는 걸 확인할 때, 정말로 뿌듯했다. 앞으로도 내게 중요한 가치에 있어서만큼은 고집을 굽히지 말아야겠다, 라는 다짐이 더 견고해졌다.

 

늘 그렇듯 허브차 수업은 한껏 보람차고, 또 기쁘다. 동그랗게 모여 앉은 열 명 남짓 참가자 분들 모두 허브 이야기에 귀를 쫑긋 세우고 집중해주셨고, 각자 다 다른 종류들을 골라 세상에 하나뿐인 '나만의 허브차'를 만들었다. 특히 이번 수업에서는, 다 만든 다음 들어간 재료에 맞춰 패트릭의 목판화 도장을 찍어가시도록 해서 더 재밌었는데, 지난 2월 열렸던 나라현에서의 전시 'CITY AS WEEDS 도장들을 챙겨와서 잘 활용했다. 작은 도장을 반복해서 패턴처럼 찍어내는 작업에 주된 영감을 얻게 된 배경이 바로 이응노 미술관에서 보았던 작품들이었는데.. 워크숍 시작 전 큐레이터님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패트릭이 그 내용을 언급했었나보다. 잠시 안으로 사라지셨던 큐레이터님께서, 커다란 작품집을 특별선물이라며 건네주셔서 깊이 감동을 받았다. 한껏 신난 패트릭은 허브차 테이블 옆 작은 목판화 테이블을 지키며 내내 밝은 표정으로 목판화 도장을 찍어댔다 ;-)

 

패트릭이 그렇듯이, 나 역시 진심으로 좋아하고, 그래서 널리 나누고픈 무언가에 대해 이야기할 때면, 마음이 절로 콩콩 들뜬다. 다큐 '자연농'도 그랬지만, 특히 내가 애정을 쏟고 있는 허브에 대해서는 더더욱 그렇다. 내게 참 좋았던 그 무엇이, 다른 누군가에게로 전달되어서 또 다른 '좋음'이 될 수 있다면, 그렇게 '좋음'을 더 널리 널리 세상속으로 퍼뜨려나갈 수 있다면, 얼마나 기쁘고 또 멋진 일인지. 그러니 나는 더 성실하게, 더 아름답게 이 일을 잘 이어가야 한다. 이제는 무척 오래전이라 아득하게 느껴지지만, 마음이 내키지 않는 일을 억지로 해야만 했던 시절이 내게도 있었다. 그때는 내가 하는 일 자체에 동의할 수 없었고 어딘가 꺼름칙했고 개운하지 않았다. 마음속 맨 밑바닥에서부터 차오르는, 보람 있고 행복한 일을 하고 싶다고 간절히 바랐었다. 그리고 계속해서 그 무언가를 찾아다녔고, 감사하게도 조금씩 더 찾아낼 수 있었고, 그런 일들이 차츰 나의 세계를 채워가기 시작했다. 허브 일에 있어서는 아직 걸음마 단계로 느껴지고, 그래서 여전히 가야할 길이 멀고 멀지만, 조급함이나 서두름 없이 내 속도에 맞게 잘 걸어나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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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솔밧
워크숍2020. 2. 21. 23:22

맨 처음 허브차 만들기 워크샵을 연 게 2018년도 여름이었다. 허브를 키우고 다듬고 모아 말리면서, 그 향기와 아름다움을 한껏 누리면서, 내 감각을 한껏 발휘해서 세상에 없던 새로운 맛의 차를 만들어내고, 그렇게 만들어낸 차를 일상에서 늘 두고 마시는, 소소하면서도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커다란 만족감과 기쁨을 안겨주는 이 일을 혼자만 누리기에는 영 아깝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더 널리 나누고 싶었다. 그렇게 시작하고 나서 쭉, 계속해서 좋은 공간과 좋은 사람들과 인연이 닿아 이어지면서 모두 합쳐 스무 번 가까운 워크샵을 열어왔다. 매번 워크샵을 진행할 때마다 조금씩 부족한 점들을 발견하고, 고쳐나가면서 내용은 많이 다듬어져왔지만, 들여다보면 맨 밑바탕은 한결같다. '나의 좋음을 더 널리 나누는 것'. 감사하게도 늘 그 마음을 아주 잘 알아주시는 분들과 함께, 한껏 행복한 시간을 누려왔다. 이번 한큐백화점에서 열린 워크샵도 그랬다. 
 
이 워크샵은 우리 공간이나 친구네 공간에서 작고 소박하게 열어온 워크샵들과는 달리 '아시아 북 마켓'이라는 큰 행사에 속한 워크샵으로 진행되었다. 그만큼 긴장도 부담도 컸는데, 걱정할 필요 없다고,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담담하게 해나가면 된다고 다독여준 패트릭의 응원 덕분에 차분히 준비에 집중할 수 있었다. 어떤 점이 부족했을까, 어떤 점을 더하면 좋을까, 여러 번 점검하고 고민하면서 필요한 도구를 새로 장만하고 (차를 섞을 때 더 편리하도록 큰 스텐볼을 샀는데 매우 탁월한 선택이었다!), 수업 자료를 다듬어 번역하고, 공부를 더 이어갔다. 이렇게 우리 공간이 아닌 밖에서 여는 워크샵의 가장 큰 어려움은 준비물들을 일일히 챙겨가야 한다는 것. 허브가 담긴 열댓 개 정도의 유리병과 틴들, 찻주전자, 저울과 스텐볼과 가위만으로도 이미 여행가방이 꽉 찼다. 허브차를 맛볼 컵은 아홉 개가 필요했는데, 가볍고 편한 일회용컵의 유혹도 없지 않았지만, 아무래도 아름답지 않으니까, 무엇보다도 내가 쓰고싶지 않으니까, 집에 있는 도자기컵을 모아서 천에 둘둘 말아 보냉백에 담았다. 이런 내 고집이 마음에 들어서 흐뭇했다.
 
첫번째 워크샵은 우리를 북마켓에 초대해주신, 행사 전체를 기획하신  IN/SECTS 매거진의 타카키씨가 통역을 맡아주셨다. 바로바로 참가자 분들의 질문을 알아듣지 못하고 매번 통역을 거쳐야 한다는 게 조금 어렵긴 했지만 다행히도, 미리 준비한 프린트물과 자료들을 펼쳐보이며, 바쁘신 중에도 쭉 워크샵을 도와주신 타카키씨의 도움 덕분에, 그럭저럭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재밌게도 두 꼬마들이 엄마와 함께 왔다. 한 꼬마는 오자마자 곧바로 잠들었고, 또 다른 꼬마는 엄마 옆에서 그림을 그리다가, 틈틈이 거들다가, 나중엔 직접 허브를 섞고 가위질하며 쭉 함께해주었다. 나이는 다섯살, 이름은 아키히로, '민트가 제일 좋아!'라는 아키히로의 취향대로 민트와 로즈마리가 듬뿍 들어간 에미코씨의 허브차는 시원한 향이 참 좋았다. 우아한 멋쟁이 유미씨는 피부에 좋다는 카렌듈라 인퓨즈드 오일을 궁금해하셔서, 자세한 자료를 메일로 보내드리기로 하고 주소를 받았다.   
 
두번째 워크샵은 오래 알고 지낸 친구인데다 마크로비오틱 요리사여서 허브에 대한 지식도 풍부한 카오리가 척척 통역해주어서 훨씬 수월했다. 원래는 신청자가 2명뿐이라고 해서 아주 널널하겠구나, 싶었는데 현장에서 신청한 3분이 더해지면서 첫번째보다 더 복작거렸다. 토요일 오후이다보니 관람객들도 아주 많았다. 몇몇 분들은 워크샵 부스까지 오셔서 자료들을 살펴보고 사진을 담으며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패트릭이 담아준 사진들 속 풍경들을 봐도, 알록달록한 유리병들이 쭉 늘어선 테이블에 모여 따로 또 같이 허브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 참 흥미롭고 재미있어 보인다. 이날 워크샵을 위해 열심히 모은 허브들 중에서 유난히 인기가 많았던 건 클로버, 똑 떨어져버려서 몇몇 분들은 다른 재료로 대체해야 했다. 제라늄과 시소와 쑥도 찾는 분들이 많았고, 안타깝게도 어성초는 아무도 쓰시지 않아서 앞으로 내가 더 예뻐해주기로 했다.  
 
쭉 바빴던 두 차례 워크샵이 끝나고 쉬다가, 7시부터는 'The Branch'의 활동을 주제로 한 토크쇼가 열렸다. 다큐 '자연농'부터 시작해서 여러 프로젝트와 활동을 통해 '자연과 사람을 잇는' 일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사진과 함께 들려드렸다. 이번엔 토크쇼 진행자로 함께한 타카키 씨가 '개인적으로는 이렇게 뜻깊은 활동을 더 널리 알리고 싶은데, 잡지를 만들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다보면 우리가 왜 굳이 자연과 다시 이어져야 하는지 그 필요를 잘 느끼지 못하는 이들이 많다.'는 질문을 했다. '자연과 가까이 이어지는 건 행복한 삶을 사는 데 가장 기본이 된다. 오래 전 직장인으로 살던 땐 온종일 햇볕도 쬐지 못하고 자연과 아예 동떨어져 사는 게 참 답답했고, 지금은 에어컨 없이, 아주 소박하게, 작은 집에서 자연을 더 가까이 접하며 사는데 이게 전보다 훨씬 더 행복하다'는 식으로 답했는데, 여전히 그 질문이 마음에 남아 있다. 아마 우리의 숙제로 계속 안고 가야할 것 같다.
 
잘 기억해두고 싶어서, 떠오르는대로 적어나가다보니 글이 너무 길어져버리고 말았다. 이 글을 적기 위해 오랜만에 다시 찾아본, 작년 이맘때 쓴 첫번째 허브 워크샵 후기의 마지막 부분을 다시 옮겨 적으며 마무리하고싶다. "맨 처음 'The Branch'를 구상할 때 그렸던 어렴풋한 그 그림을, 이렇게 차차 펼쳐가고 있다는 게 생생하게 실감났다. 오래도록 꿈꿔왔던 순간을 지금 누리고 있으니, 더 열심히 즐겁게 아름답게 내 일을 이어가야겠다고, 그날의 사진들을 정리하면서 다시금 다짐했다."  참 많은 사람들의 도움 덕분에, 우리가 원하는 일을 계속해서 펼쳐가게 된다. 꾸준히 더 널리 이어가게 된다. 이 감동과 고마움을 잊지않고 '더 열심히 즐겁게 아름답게 내 일을 이어가자'고, 또다시 같은 다짐을 한다.

 

 

Posted by 솔밧
워크숍2018. 9. 20. 09:47


두번째 '나만의 허브차 만들기 워크샵'의 기록. 8년 전 서울에서 처음 만나서 두물머리 주말텃밭에 쭉 함께했던 제임스, 지금은 긴 여행 중에 이 동네 '에어 오사카 호스텔' 스탭으로 머물고 있다. 그리고 느릿느릿 일본을 여행하고 있다는 프랑스 친구 마고 역시 호스텔의 손님, 이 공간의 시작부터 진행까지 많은 도움을 주고 있는 영미, 이렇게 세 사람이 함께였다. 첫 워크샵 때보다는 덜했지만 긴장도 부담도 없진 않았는데, 일단 다같이 밭에 가서 허브들을 만나 냄새맡고 만져보고, 허브차를 마시면서 쌓인 이야기들을 주고받고 하는 동안 차차 마음이 느슨해져서, 나중에 신이 나서 재잘재잘 이야기를 이어갔다. 쉬지 않고 수다를 떨었더니 끝나고는 완전히 기진맥진했지만, 참 뿌듯한 시간이었다. 


한곳에 모여 앉아서 같은 재료를 써서 만들었는데도 각자의 차는 모두 딴판으로 다르다는 게, 늘 하는 경험이지만 참 흥미롭고 재밌다. 나도 처음 시도해보는 은행잎과 솔잎 위주에 로즈마리가 듬뿍 들어간 제임스의 차는 거친 자연의 맛이 났고, 일본에서 많이 쓰는 채소 '시소'가 마음에 든다며 시소를 듬뿍 넣은 마고의 차는 섬세하면서 풋풋한 풀향이었다. 제라늄과 로즈마리 향에 끌린 영미의 차는 꽃향기가 그윽한, 한방'약' 같은 느낌이었다. 차 이름은 뭐가 좋을까, 일단 맛부터 보고 정해보자며 티포트 세 개를 총출동시켜서 나란히 차를 우렸다. 시음회를 하듯 정성껏 우린 세 가지 새로운 허브차를 맛보고, 어떤 느낌인지 소감을 나누고 나서, 맨 마지막은 색연필로 직접 포장지를 꾸몄다.  


널찍한 테이블 가득 온갖 유리병들과 티포트와 찻잔과 숟가락과 색연필과 종이까지, 산만하고 어지러운 그 풍경이 어쩐지 참 사랑스럽게만 보였다. 각자 고심하며, 같이 수다떨며, 숟가락과 저울을 건네고 받으며 들뜬 친구들의 표정을 보면서도 왠지 아주 그립고도 익숙한 느낌이 들었는데, 그때는 뭔지 잘 몰랐던 단어가 후기를 적는 동안 떠올랐다. 어릴 적 늦저녁까지 놀이터에 모여 앉아 놀던 '소꿉장난', 딱 그 풍경과 닮아 있었다. 이것저것 섞고 만들고 맛보고 수다떠는 재미난 놀이, 워크샵을 열기 전 홀로 허브차를 만들 때도 '이건 정말 재미난 놀이같다'고 늘 느끼곤 했다. 향기롭고 유익한데다 즐겁기까지 한, 참 좋은 놀이. 그동안 내가 허브차를 만들어오면서 생생하게 느꼈던, 그래서 다른 분들과도 함께 나누고 싶었던 이 즐거움과 보람, 경이로움 같은 느낌들이 친구들에게 잘 전해졌다면 좋겠다. 앞으로도 더더더 많은 분들께 잘 전해진다면 더욱 좋겠다 :-)





Posted by 솔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