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존재가 행복하기를
May All Beings Be Happy
모든 존재가 행복하기를 May All Beings Be Happy
어성초가 주인공인 블렌딩 허브차입니다. 어성초의 일본어 이름은 '도쿠다미'인데, 독을 다스린다는 뜻이래요. 이름처럼 해독작용에 뛰어나고, 염증을 낫게 하면서, 중금속 같은 노폐물을 배출해서 피를 맑게 한다고도 합니다. 다만 이름에서처럼, 생선 비린내 같은 쿰쿰한 냄새가 나요. 재미있게도 영어 이름도 fish mint인데요, 잘 말리면 그 비린내가 줄어들지만 여전히 조금은 그 내음이 남아있어서, 약불로 살살 덖으니 비릿함은 날아가고 불에 그을린 듯한 구수함이 더해졌습니다. 개성 강한 불맛이 참 매력적이에요.
저희 밭의 안쪽 그늘에서 마구 뿌리를 뻗으며 씩씩하게 자란 어성초를 중심에 두고, 로즈마리, 쑥, 제라늄, 민트, 캣닙.. 동네 곳곳 텃밭에서 자라난, 틈틈이 모은 허브들을 잘 섞었습니다. 덖어진 어성초의 구수한 맛에 산뜻한 다른 허브들의 맛이 더해져서, 낯설지만 매력적인 조화를 선보입니다. 개성이 뚜렷한 어성초만 홀로 돋보이지 않도록, 다른 허브들을 적절히 더하며 알맞은 밸런스를 맞추어가는 과정이 오래 걸렸지만, 그 과정을 거칠수록 더 다채롭고 풍성한 맛이 만들어진다는 게 무척 흥미로웠습니다.
처음엔 어성초의 특징을 잘 나타내는 'detox'라는 이름을 붙였지만, 보다 뜻깊으면서 오래 울림이 남는 이름을 붙이고 싶어서 다시 고민을 이어갔습니다. 세상의 모든 '독'이 치유되기를 바라는 마음, 그리고 이 차와 인연이 닿아 만나게 될 분들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는 마음을 담으면 좋겠다, 곰곰 생각하던 중에, 제게 무척 좋은 영향을 많이 건네주었던 '위빳사나' 명상의 발원문, '모든 존재가 행복하기를' 이라는 구절을 떠올렸습니다. 여러 허브들을 돌보며 거두어 다듬고, 잘 말려 보관한 다음 잘 섞어서 블렌딩 허브차로 만들고, 그걸 손수 그림을 그리고 포장해서 상품으로 내놓기까지, 아주 많은 과정과 손길을 거칩니다. 모든 손길마다 전부는 어렵겠지만 틈틈이 이 차의 이름을 기억하면서, 이 짧은 구절에 담겨 있는 넓고 깊은 바람을 거듭 마음에 새기려 합니다. 모든, 존재가, 행복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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