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브편지2022. 1. 18. 19:51

곰과 호랑이 허브 _  한겨울의 허브편지

: 허브를 다루면서 떠올린 생각들, 널리 나누고픈 이야기들을 친구에게 편지쓰듯 적어봅니다 ;-)

 

 

 

 

 

제가 참 좋아하는, 클로버, 토끼풀입니다 ;-)

잎사귀와 꽃의 모양도, 향기와 맛도 다 동글동글 순하고 부드러워요.

 

 

1. 2022년도 벌써 보름이 넘게 지나서, 어느덧 '대한'(1/20)을 향해가고 있습니다. 날씨는 여전히 춥지만, 날마다 점점 해의 길이가 길어지고 있구나, 이렇게 겨울의 한복판을 지나가고 있구나, 문득 실감하게 됩니다. '곰과 호랑이 허브'는 초겨울부터 쭉- 전국 곳곳을 돌아다니며 크고 작은 워크샵을 진행하느라 바쁘게 지냈습니다. 초가을부터 세 달 연속으로 찾아갔던 홍성 행복농장, 11월 내내 이어진 대전사회혁신센터의 '방구석 농부' 프로그램, 서울 금천도시농업지원센터의 마을활동가를 위한 허브차 워크샵, 부산 영도문화도시센터의 '영도 정원사의 열두 달' 이벤트, 그리고 논산 땡큐베리팜과 방초오름에서의 작은 수업에 이어 공주 생명과학고등학교 수업까지.. '허브 산타 아줌마'가 되어 돌아다니면서, 고등학생들부터 어르신들까지 두루 , 허브 향기를 퍼뜨릴 수 있었어요. 이 모든 만남들이 가능하도록 연결해주신 고마운 인연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2018년 초부터 수업을 진행해왔으니까 이제 햇수로 5년차, 차곡차곡 경험이 쌓여가면서, 어떻게 해야 내용을 더 잘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도 계속 늘어갑니다. 처음에는 사진 자료 없이 이야기만 늘어놓다가, 뭔가 보여드릴 수 있다면 좋겠다, 싶어 단순한 사진 자료 모음을 준비했다가, 최근에는 간단한 PPT 자료를 새로 마련했어요. 홍차와 허브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 그저 재미 삼아 열었을 뿐인데 어쩌다보니 허브 블렌딩의 사전연습이 되었던 '꿈과 모험의 찻집', 이후 곳곳을 돌아다니며 만난 찻집과 허브가게들의 풍경.. 나누고픈 이야깃거리들이 자꾸 등장해서 점점 더 자료가 길어지고 있습니다. 자료를 다듬는 동안, 올해는 또 어떤 만남들이 어떻게 이어지게 될지 마음이 두근두근~ 합니다. 

 

 

 

 

대전에서 홍성 행복농장까지는 기차로 2시간이 걸립니다. 무궁화 두 번 갈아타고 가는 느린 기차여행이 늘 즐거웠지요.

마지막 방문하던 날, 기차 안에서 만든 '웃는 물고기' 인형을 선물로 드리고 왔어요. 아직 잘 매달려있는지 궁금합니다 ;-)  





새로 다듬은 PPT 자료 중에서, '곰과 호랑이 허브'에서 생각하는 허브란,

"향기와 맛, 약효와 아름다움으로 삶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고마운 친구" 입니다.



 

2. 2월 중순부터 일본 나라현에서 열리는 생태예술축제 '奈良・町家の芸術祭 はならぁと 2021', 원래는 저희가 직접 일본에 가려고 준비하고 있었는데, 일본 국경이 굳게 닫히는 바람에 갈 수 없게 되었습니다. 대신 우편으로 작품을 보내고 온라인으로 이벤트를 진행하기로 해서, 요즘은 한창 이 작업 마무리로 분주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저와 패트릭이 함께하는 생태예술창작그룹 'City as Nature'는 <City as Weeds> 라는 주제로 여러 작품을 전시합니다. "풀을 적으로 여기지 않습니다" 라는 자연농의 원칙 중 하나를, 농사의 영역을 넘어, 도시 안의 사람들과 자연을 잇는 연결고리로 삼아 전체 전시를 꾸립니다. 어디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질경이, 쑥, 민들레, 클로버, 네 가지 풀들을 주인공으로, 패트릭은 풀들의 개성 있는 모습을 담은 목판화 조각, 천연염색 설치작품과 영상으로 전시장을 채우고, 저는 "풀의 지혜"라고 이름붙인 블렌딩 허브차, 그리고 풀들의 특징을 담은 스터디 노트와 제 작업 테이블을 전시합니다. 전시장에서 직접 차를 맛볼 수는 없지만, 집에 가져가서 마실 수 있도록 한 잔 분량씩 티백에 담고 손수 만든 라벨을 붙여 준비했습니다. 누구에게나 인기 있을 '맛있는' 맛은 아니지만, 마실수록 정감 가는, 수수하고 자연스러운 맛의 "풀의 지혜", 자세한 블렌딩 이야기는 며칠 전 올린 글에 적어놓았습니다.

 

 











 

3. 본격적인 추위가 시작되기 전 새로 설치한 보일러 덕분에, 방바닥은 꽤 따뜻합니다만.. 외풍 심한 오래된 주택의 겨울은 역시나 춥습니다. (.. 제가 좀 많이 아껴가며 보일러를 틀어서이기도 하고요;;) 다행히 햇볕이 잘 드는 집이어서, 오늘처럼 햇살이 좋은 날이면 따뜻한 물주머니 안고, 뜨거운 차와 함께 난방 없이도 낮시간은 지낼만 하더라고요. 요즘 제가 자주 끓여 마시는, 추운 계절에 참 좋은, 몸을 따뜻하게 데워주는 음료를 소개합니다. 샛노란 빛깔에 마음부터 벌써 따뜻해지는 '강황 라떼', '골든 밀크'라고도 하는데요. 우유나 두유, 그리고 강황 가루만 있으면 아주 간단히 만들 수 있습니다. 강황은 염증을 낮추고 항산화 작용과 체액의 순환 작용을 도우면서, 또 면역력을 높여주는 효과가 있다고 해요. 그리고 주요 성분인 커큐민이 지용성이어서, 지방과 함께 섭취하면 더욱 좋다고 하고요. 어떤 레시피에서는 코코넛오일을 넣기도 하던데, 그렇게 하면 고소한 맛이 더해져서 더 맛있습니다. 생강이나 계피가루를 더해도 잘 어울리고요. 제가 찾아본 여러 레시피들 중에서 제일 간결하게 잘 설명된 영국 BBC 의 레시피를 소개합니다.

** 임산부의 경우 커큐민 성분이 자극이 될 수 있어서 되도록이면 피하는 게 좋다고 합니다.

 

재료

350ml - 아몬드우유 (혹은 두유, 우유 등등)

1/4 티스푼 - 강황가루

1/4 티스푼 - 계피가루

1/4 티스푼 - 다진 생강

1/2 티스푼 - 바닐라 익스트랙트  * 없으면 생략

1 티스푼 - 메이플시럽  * 없으면 꿀이나 올리고당으로 대체

후추 살짝

 
만드는 법 : 작은 냄비에 모두 담아서 -> 약불에 잘 저어가면서 보글보글 끓인 다음 -> 맛있게 마십니다 ;-)
 
 

 

 





 

저는 집에 있는 향신료들을 총출동시켜서, 

카다멈 클로브에다 강황도 왕창 계피도 듬뿍 넣었어요.

으슬으슬 추울 때 한 잔 끓여 마시면 바로 따뜻~해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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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솔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