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브편지'에 해당되는 글 5건

  1. 2022.11.05 가을날의 허브편지
  2. 2022.03.19 이른봄의 허브편지
  3. 2022.01.18 한겨울의 허브편지
  4. 2022.01.10 초가을의 허브편지
  5. 2021.08.12 늦여름의 허브편지
허브편지2022. 11. 5. 19:45
곰과 호랑이 허브 _  가을날의 허브편지

 

: 허브를 다루면서 떠올린 생각들, 널리 나누고픈 이야기들을 친구에게 편지쓰듯 적어봅니다 ;-)
 
* 지난 허브편지들
 
1호 _ 늦여름의 허브편지 https://blog.naver.com/vertciel/222467529305
2호 _ 초가을의 허브편지 https://blog.naver.com/vertciel/222507869910
3호 _ 한겨울의 허브편지 https://blog.naver.com/vertciel/222625100427
4호 _ 이른봄의 허브편지 https://blog.naver.com/vertciel/222625100427
  

 

 
 
 
 
 
 
 
 



 

1. 오랜만에 '허브편지'를 적습니다. 그새 여러 번 계절이 바뀌었네요. 이른 봄 저희는 오사카에 가서, 'The Branch' 공간을 천천히 정리한 다음, 여름의 시작 즈음 한국으로 돌아왔습니다. 곧바로 8월 초부터 시작하는 '대전과학예술비엔날레' 전시를 준비했고, 일본에서 부쳐온 짐들을 정리하며 줄곧 바쁘게 지내왔습니다. 오랫동안 머물렀던, 손수 가꾸고 돌보며 마음을 더했던 정든 집과 '주머니 텃밭'이 이제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게, 불쑥 떠오를 때마다 마음이 허전합니다만.. 그러니 더더욱 지금 머무는 이곳, 이 자리에 더 충실해져야겠다는, 아쉬움이 남지 않도록 더욱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결심을 합니다. 이번 허브편지의 첫 페이지에서는, 제 오랜 즐거운 습관, '들꽃 모둠'을 소개할게요.

주변에서 꽃과 풀들을 모아 다듬어 작은 병에 담고, 식탁에 올려두거나 곳곳에 선물하는 이 '들꽃 모둠'의 첫 시작이 언제였나 싶어, 오랫동안 소소한 기록들을 잘 모아둔 제 블로그에서 '꽃병' 단어를 검색해보았습니다. 저도 한참 잊고 있었던 이 습관의 계기가 되었던 작은 사건은 약 10년 전, 2013년 초였네요. '꽃다발 재활용' 덩그러니 방치되어 있던 꽃다발이 안타까워서, 작은 유리병을 모아다 꽃병을 만들어 널리 나누었고, 곱고 향긋한 그 존재가 참 많은 사람을 행복하게 한다는 걸 배웠습니다. 그 경험은 '봄 사세요 꽃노점상'으로 이어져서, 길에서 소박한 꽃다발을 판매하기도 했고요, 오사카에서 텃밭을 가꾸면서도 일부러 꽃을 키워 이웃들과 나누었고.. 일본의 작은 섬 메기지마에 머물던 때에도, 바다 쓰레기였던 작은 병들을 잘 씻어다 꽃을 꽂아 두루 띄워보내며 뿌듯해하기도 했습니다. 허브를 주로 다루고 있는 지금도 여전히 꽃을 참 좋아하며 늘 가까이 두고 있네요.

 

'들꽃 모둠'을 만드는 법은 무척 간단하고, 정답 없이 그저 마음껏 자유롭게 만들면 되지만, 처음 시도해보는 분들을 위해 제 소소한 팁들을 모아봅니다. 일단 꽃병으로는, 입구가 좁은 유리병을 준비하면 좋습니다. (저는 박카스, 비타500 같은 작은 병을 선호합니다.) 컵도 가능하지만 입구의 면적이 넓으면 줄기를 고정시키기가 어려워요. 다음으로, 재료들을 모아볼까요. 직접 가꾸는 텃밭이나 화분이 있다면 가장 좋지만, 없다면 산책을 나서보세요. 작은 풀, 들꽃.. 도시 안에서도 식물이 곳곳에 참 많이 살고 있답니다. 저는 학교 앞 화단, 관공서 앞 큰 화분에서 한 송이씩만, 마음속으로 '고맙습니다~' 인사를 건네며 살짜쿵 데려오기도 해요. 거둬온 재료들은 시들지 않도록 오자마자 바로 물에 꽂아두고요, 준비한 병이나 컵에 물을 채워넣은 다음, 줄기 아래쪽 잎들이 물에 잠기지 않도록, 줄기만 남기고 싹 다듬어줍니다. (물에 잠긴 잎은 금방 썩어서 꽃들도 금방 시들해져요) 

 

이제 플로리스트가 되어서 솜씨를 발휘할 차례, 재료들이 서로 잘 어울리도록 조심스레 병에 꽂아봅니다. 조금씩 높낮이를 조절해보기도 하고, 위치를 바꿔보기도 하면서, 마음에 들도록 '들꽃 모둠'을 꾸며보세요. 식물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2~3일 정도는 괜찮은 듯 해요. 매일 물을 갈아주면 가장 좋고요, 가을 국화처럼 튼튼한 꽃들은, 다른 풀과 꽃들이 시들어버리고 난 후에도 생생해서, 쭉 잘 돌보면서 같은 꽃으로 여러 번 '들꽃 모둠'을 만들어볼 수도 있답니다. 맨 아래 사진, 지난 주 데려온 보랏빛 국화가 1주일째 환히 피어있네요. 제게 그랬듯이, 이 작고 소박한 '들꽃 모둠'이, 일상 속에서 자연의 아름다움과 온기를 전달하는 소중한 통로가 되어준다면 참 좋겠습니다.

 

 

 

제가 늘 꽃을 얻어오는, 저희 동네 자전거길 입구입니다 ;-)

 

 

 

2. 올해는 봄부터 여름까지 멀리 떠나 있는 바람에 베란다 텃밭을 잘 가꾸지 못했습니다만.. 그래도 볕이 잘 들어 식물들이 쑥쑥 자라는 베란다에서 여러 식물 친구들과 함께 알찬 여름과 가을을 보냈습니다. 작년부터 보문산 자락에서 거둬와서 쭉 키우고 있는 '파란나팔꽃'은 제가 특히 좋아하는 친구인데요. 늦여름부터 가을 내내, 매일 나팔꽃 갯수를 세어보며 시작하는 아침이 무척 즐거웠습니다. 나날이 꽃이 피었다가 지고, 새로운 줄기가 쭉쭉 뻗어나가는 모습을 보는 것도 참 신기했고요. 이제는 다 시들고, 꽃 진 자리에 씨앗이 맺혀 있네요. 틈날 때마다 조금씩 거두고 있는 나팔꽃 씨앗을 널리 나누고 싶습니다. 제가 누렸던 '아침의 나팔꽃을 만나는 큰 기쁨'을 다른 분들도 함께 누렸으면 하는 바람으로, 나팔꽃 씨앗을 나눕니다. 신청해놓으시면, 언젠가 문득, 아마도 초겨울 즈음에 불쑥, 우편함으로 찾아갈 거에요 ;-) 신청 페이지는 이쪽입니다. 

 

https://forms.gle/oHUpYPF2BDYyg7zA7

 

* 나팔꽃이 감고 올라갈 수 있는 지지대나 네트, 끈이 설치되어 있어야 합니다. 아무래도 좁은 실내 공간이라면 어렵지 않을까 싶어요..

 

 

 
 

 

 

이렇듯 씨앗을 거두고, 나누고, 또 다시 심는 일은 늘 놀랍습니다. 그 과정을 곰곰이 들여다볼수록 마음이 절로 숙연해지고, 온 우주에 걸쳐 있는 끝없는 생명의 순환을 떠올리게 합니다. 9월 말의 추분을 지나, 이제는 점점 더 낮의 길이가 짧아지고, 밤에는 추울 정도로 온도가 낮아지고 있어요. 다가오는 다음 24절기는 무엇일지 확인해보니, 내일모레 토요일이 '한로', 찬 이슬이 맺히는 때라고 합니다. 깊어가는 가을, 다가오는 겨울을 잘 지내고 또 잘 맞이해야겠다고 다짐합니다. 이 편지를 받아보시는 분들 모두, 더 아름답고 더 충만한 가을날을 맞이하시길, 두 손 모아 기원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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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솔밧
허브편지2022. 3. 19. 20:22
 
곰과 호랑이 허브 _  이른봄의 허브편지
: 허브를 다루면서 떠올린 생각들, 널리 나누고픈 이야기들을 친구에게 편지쓰듯 적어봅니다 ;-)

 

* 지난 허브편지들
1호 _ 늦여름의 허브편지 https://blog.naver.com/vertciel/222467529305
2호 _ 초가을의 허브편지 https://blog.naver.com/vertciel/222507869910
3호 _ 한겨울의 허브편지 https://blog.naver.com/vertciel/222625100427
 
 










 

이른봄, 새싹이 돋고 봄꽃이 피어나기 시작합니다. 며칠 전 다녀온 동네 보문산에는 눈길 닿는 곳마다 생명이 꿈틀꿈틀 기지개를 켜고 있었습니다. 사계절 모두를 좋아하지만, 저는 봄이 찾아들 즈음이면 어쩐지 더 마음이 붕붕 들뜨고 괜히 더 즐거워집니다. 환한 개나리, 소담한 목련꽃, 말간 진달래, 발밑 작고 여린 제비꽃.. 좋아하는 봄꽃들을 떠올리다보면 그 빛깔 그 향기 그 모습 그 이름에 절로 미소가 떠오릅니다. 아직은 드문드문하지만 곧 와글와글 왕성하게 찾아들 봄꽃들을 기다리면서, 함께 듣고픈 아름다운 노래를 소개해요. 소프라노 임선혜님이 부른 '고향의 봄'입니다. (중간에 나오는 휘파람 소리가 정말 놀라워요!)

 

https://www.youtube.com/watch?v=ogEz6NnVMFM 

 

늦여름부터 느릿느릿 이어가고 있는 이 '허브편지'도 어느덧 네번째가 되었네요. 겨울에도 쭉 허브들을 다루면서 종종 허브차를 만들곤 했지만, 봄여름가을 날마다 이어갔던 허브들을 돌보고 거두는 일을 오래 멈추고 있다보니 조금 허전한 마음도 들었습니다. 대신 틈틈이 도서관에 가서 허브, 원예, 식물에 대한 책들을 두루 찾아 읽었어요. 그동안 수업을 열 때마다 '허브 공부를 위한 추천 도서 목록'을 공유해왔는데요, 이 편지를 받아보실 분들께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서, 겨우내 읽었던 책들을 더해 새롭게 정리한 목록을 나눠봅니다. 제가 읽어보니 참 좋았던, 도움을 얻었던 책들인데요, 링크된 책 소개 페이지를 쭉 훑어보면서 마음에 드는 책들부터 차근차근 만나보시길 권합니다.

 

 

1. 허브의 기초 및 활용  

허브로 가정상비약 만들기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81685297 

허브 상식사전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36618170

싱그러운 허브 안내서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25713352

허브와 함께하는 생활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72357927

키친 허브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43086773

천연약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32242130

자연약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09494836

내추럴 식물 테라피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10484488 

건강을 위한 티타임 허브차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021627 

힐링 허브티의 101가지 티블렌딩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89616460 

아로마테라피 교과서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7894967  ** 아로마테라피에 대해 알아가고픈 분들께 꼭 추천하는 책

 

2. 자연, 농사, 생태, 치유 관련 

향모를 땋으며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60558491

식물은 위대한 화학자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1287544 

새로운 배움은 경계를 넘어선다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87772971

애니미즘이라는 희망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9751364

지구의 꿈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8203280

나무 수업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74920326 

나무에게 배운다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5462525

생명의 교실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6417881 

생명의 정원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63138010 

핸드메이드 라이프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519213

구도자에게 보낸 편지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547150

동의보감, 양생과 치유의 인문의학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63822208

정원의 쓸모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66475484

정원가의 열두 달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94340664

돈이 필요 없는 나라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42383059

 

신성한 경제학의 시대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53203109

 

 

앞으로도 꾸준히, 이 책들 중 특별히 나누고픈 구절들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오늘은 제가 소중히 여기며 자주 꺼내 읽는 책, 사전처럼 두꺼워서 첫인상은 영 부담스럽지만, 손길 닿는 대로 펼쳐서 한 꼭지씩 천천히 음미하며 읽기 좋은 책, 로빈 월 키머러의 <향모를 땋으며> 에 나오는 오논다가족의 '감사 연설'을 나눕니다. 이 책에서 줄곧 강조하는, 감사하고 존경하는 마음, 소중히 여기고 아끼는 마음이 더 널리널리 퍼져나가길 바라면서요.

 

 

160p "감사에 대한 맹세"

 

이곳 학교에서는 한 주를 시작하고 끝낼 때 '국기에 대한 맹세'가 아니라 '감사 연설'을 한다. 이 기다란 연설은 부족 사람들만큼이나 오래되었으며 더 정확한 뜻은 오논다가어로 '모든 것에 앞서는 말'이다. 이 오래된 의례는 감사를 최우선에 놓는다. 감사를 직접 받는 대상은 선물을 세상과 나누는 이들이다.

 

"오늘 우리는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우리는 주위의 얼굴들을 둘러보며 생명의 순환이 계속됨을 봅니다. 우리는 서로와, 또한 뭇 생명과 더불어 균형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야 하는 의무를 받았습니다. 그러니 이제 우리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 사람으로서 서로에게 인사와 감사를 건넵시다. 이제 우리의 마음은 하나입니다.

 

살아가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을 주신 어머니 대지님에게 감사합니다. 당신 위를 걸을 때 우리의 발을 떠받쳐 주심을 감사합니다. 태초부터 그랬듯 지금도 우리를 보살펴주심이 우리에게 기쁨이 됩니다. 우리의 어머니에게 감사와 사랑과 존경을 드립니다. 이제 우리의 마음은 하나입니다.

 

우리의 목마름을 달래고 모든 존재에게 힘과 원기를 주신 세상의 모든 물에게 감사합니다. 우리는 물의 힘이 폭포와 비, 안개와 개울, 강과 바다, 눈과 얼음의 여러 형태로 나타남을 압니다. 우리는 물이 아직 여기에 있으며 나머지 창조 세계에 대한 책임을 다하고 있음에 감사합니다. 물이 우리의 생명에 중요하다는 데 동의하고 우리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 물에게 인사와 감사를 드릴 수 있겠습니까? 이제 우리의 마음은 하나입니다.

 

물에 있는 모든 물고기님에게 우리의 생각을 돌립니다. 그들은 물을 맑고 깨끗하게 하라는 명령을 받았습니다. 또한 그들은 스스로를 우리에게 음식으로 내어줍니다. 그들이 지금도 의무를 계속하는 것에 감사합니다. 물고기님들에게 인사와 감사를 드립니다. 이제 우리의 마음은 하나입니다. 

 

이제 초목님의 드넓은 들판을 돌아봅니다. 눈길이 닿는 곳 어디나 초목님이 자라며 놀라운 일을 해냅니다. 그들은 많은 생명을 먹여 살립니다. 우리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 감사를 드리며 앞으로도 오랫동안 초목님들을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제 우리의 마음은 하나입니다.

 

주위를 둘러보면 베리가 아직도 이곳에서 맛있는 음식이 되어줌을 봅니다. 베리의 우두머리는 봄에 가장 먼저 익는 딸기입니다. 베리가 세상에서 우리 곁에 있는 것에 감사하는데 동의하고 베리들에게 감사와 사랑과 존경을 드릴 수 있겠습니까? 이제 우리의 마음은 하나입니다.

 

한마음으로 우리가 밭에서 거두는 모든 작물님에게 존경과 감사를 드립니다. 특히 부족을 풍요롭게 먹이는 세 자매님에게 감사합니다. 태초부터 곡물, 채소, 콩, 과일은 부족의 생존에 이바지했습니다. 다른 많은 생명도 작물로부터 힘을 얻습니다. 모든 작물을 마음속에 모아 인사와 감사를 드립니다. 이제 우리의 마음은 하나입니다.

 

이제 세상의 약초님을 돌아봅니다. 태초부터 그들은 질병을 없애라는 명령을 받았습니다. 그들은 우리를 치유하려고 늘 기다리며 준비합니다. 식물을 약용으로 쓰는 법을 기억하는 특별한 소수가 아직도 우리 가운데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요. 한마음으로 약초님들과 약초님의 수호자들에게 감사와 사랑과 존경을 드립니다. 이제 우리의 마음은 하나입니다.

 

우리는 뭇 나무님이 주위에 서 있는 것을 봅니다. 대지에는 여러 나무님 집안이 있으며, 저마다 나름의 명령과 쓰임새가 있습니다. 누구는 피난처와 그늘이 되고 누구는 열매와 아름다움과 많은 요긴한 선물을 내어줍니다. 단풍나무님은 나무의 우두머리로, 사람들에게 당이 가장 필요할 때 당이라는 선물을 내어줍니다. 세상의 많은 부족은 나무님을 평화와 힘의 상징으로 여깁니다. 한마음으로 나무님에게 인사하고 감사합니다. 이제 우리의 마음은 하나입니다.

 

마음을 모아 우리와 함께 걷는 세상의 모든 아름다운 동물에게 인사와 감사를 드립니다. 동물은 우리 사람들에게 가르쳐줄 것이 많습니다. 동물이 계속해서 우리와 삶을 나누는 것에 감사하며 언제나 그러길 바랍니다. 우리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 동물님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이제 우리의 마음은 하나입니다.

 

마음을 하나로 모아 머리 위를 날아다니는 모든 새들에게 감사합니다. 조물주는 새들에게 아름다운 노래를 선물로 주었습니다. 새들은 아침마다 그날에 인사하고 자신의 노래로써 우리에게 삶을 누리고 고마워하라고 일깨웁니다. 독수리님은 새의 우두머리가 되어 세상을 지켜보라고 선택받았습니다. 가장 작은 것에서 가장 큰 것까지 모든 새님들에게 기쁨에 찬 인사와 감사를 드립니다. 이제 우리의 마음은 하나입니다.

 

네 바람님으로 알려진 힘들에게 우리 모두 감사합니다. 우리를 새롭게 하고 우리가 숨쉬는 공기를 깨끗케 하는 그들의 목소리를 아침 공기 속에서 듣습니다. 그들은 계절의 변화를 일으킵니다. 그들은 동서남북에서 와서 우리에게 소식을 전하고 힘을 줍니다. 한마음으로 네 바람님에게 인사와 감사를 드립니다. 이제 우리의 마음은 하나입니다.

 

이제 우레님 할아버지가 사는 서쪽을 돌아봅니다. 번개와 천둥소리로 우레님은 생명을 새롭게 하는 물을 가져다줍니다. 마음을 하나로 모아 우레님 할아버지께 인사와 감사를 드립니다.

 

이제 맏형인 해님에게 인사와 감사를 드립니다. 해님은 날마다 어김없이 동쪽에서 서쪽으로 하늘을 가르며 새 날의 빛을 가져다줍니다. 해님은 모든 생명불의 근원입니다. 한마음으로 맏형 해님에게 인사와 감사를 드립니다. 이제 우리의 마음은 하나입니다.

 

밤하늘을 밝히는 가장 나이 많은 할머니 달님에게 마음 모아 감사합니다. 달님은 온 세상 여인의 우두머리이며 바다의 미세기를 다스립니다. 우리는 달님의 얼굴이 바뀌는 것을 보고 때를 알며, 이곳 대지님에게서 아이가 태어나는 것을 지켜보는 분도 달님입니다. 감사에 감사를 얹어 한 덩어리로 할머니 달님에게 감사를 드리며 달님이 볼 수 있도록 감사의 덩어리를 기쁜 마음으로 밤하늘 높이 던져 올립니다. 한마음으로 할머니 달님에게 인사와 감사를 드립니다.

 

하늘에 보석처럼 뿌려져 있는 별님에게 감사합니다. 밤에 보이는 별님은 달님을 도와 어둠을 밝히며 들판에 이슬을 내리고 만물을 기릅니다. 우리가 밤길을 걸을 때 별님은 우리를 집으로 인도합니다. 마음을 하나로 모아 모든 별님에게 인사와 감사를 드립니다. 이제 우리의 마음은 하나입니다.

 

오랜 세월 동안 우리를 도와준 깨우친 스승님들에게 마음 모아 인사와 감사를 드립니다. 우리가 조화롭게 사는 법을 잊으면 그들은 사람으로서 살아가도록 우리가 배운 방법을 일깨워줍니다. 한마음으로 자상한 스승님들에게 인사와 감사를 드립니다. 이제 우리의 마음은 하나입니다.

 

이제 위대한 정령인 조물주께 생각을 돌려 창조의 모든 선물에 인사와 감사를 드립니다. 우리가 좋은 삶을 사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이 이곳 어머니 대지님에게 있습니다. 여전히 우리 곁에 있는 모든 사랑에 대해 우리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 인사와 감사의 가장 좋은 말을 조물주께 드립니다. 이제 우리의 마음은 하나입니다.

 

이제 이곳에서 우리의 말을 끝내야겠습니다. 지금껏 만물을 호명하면서 하나도 빼먹지 않았길 바랍니다. 무언가가 누락되었다면 각자가 나름의 방식으로 인사와 감사를 드리기 바랍니다. 이제 우리의 마음은 하나입니다."

 

-

감사 연설은 우리를 먹여 살리는 모든 것에 인사하는 것이기에 '길다'. 감사 연설을 들으면 부자가 된 느낌을 받지 않을 수 없다. 감사를 표현하는 것은 순진무구해 보이지만, 혁명적 개념이기도 하다. 소비사회에서 만족은 급진적 태도다. 희소성이 아니라 풍요를 인정하는 것은, 충족되지 않은 욕망을 창조함으로써 번성하는 경제에 타격을 가한다. 감사는 충만의 윤리를 계발하지만, 경제는 공허를 필요로 한다. 감사 연설은 우리에게 필요한 모든 것이 이미 우리에게 있음을 일깨운다. 감사는 만족을 찾기 위해 쇼핑하라고 등을 떠미지 않는다. 감사는 땅에게도 사람에게도 좋은 치료약이다.  

 

감사의 문화는 호혜성의 문화이기도 하다. 각 사람은 호혜적 관계로 서로 얽혀 있다. 모든 존재가 내게 의무가 있듯 나도 그들에게 의무가 있다. 동물이 목숨을 버려 나를 먹이면 나는 그 대가로 그들의 생명을 떠받쳐야 한다. 맑은 개울물을 선물로 받으면 같은 선물로 보답해야 할 책임이 있다. 감사 연설은 의무와 선물이 동전의 양면임을 일깨운다. 독수리는 좋은 시력을 선물로 받았으니 우리를 지켜보아야 하는 의무가 있다. 인간의 의무는 무엇일까? 선물과 책임이 하나라면, "우리의 책임은 무엇일까?" 라고 묻는 것은 곧 "우리가 받은 선물은 무엇일까?"라고 묻는 것과 같다. 감사하는 능력은 인간에게만 있다고들 한다. 이것이 우리가 받은 선물 중 하나다. 

 

 

 

 

 







 

 

마지막으로, 제가 받은 '선물' 이야기를 덧붙입니다. 늦가을에 씨앗을 구입하고, 호기심에 심어보았는데 정말로 싹이 트더니, 겨우내 느릿느릿 자라더니, 점점 키가 크더니, 언젠가부터 작은 꽃봉오리가 맺히더니, 마침내 꽃이 핀 수레국화입니다. 오사카에 살던 때 동네 길가에 수레국화가 몇 그루 있었는데요, 오갈 때마다 시들어가는 꽃들을 거두어다 잎사귀 엽서와 허브차를 만들 때 잘 활용하곤 했었습니다. 실내였어도 몹시 추웠던 지난 겨울 저희 집 거실에서, 침착하게 잘 자라주어서 무척 기특했던, 다만 자라는 속도가 아주 더뎌서, 다음 주 출국 전에 꽃을 만날 수 있을까나.. 싶었던 한 그루 수레국화가 고맙게도, 어제 막 피어났습니다.  

 

이제 나흘 앞, 출국이 정말로 코앞입니다. 재작년 갑작스런 코로나 상황 속에서 어찌할 줄 모르고 그대로 두고온 오사카의 저희 공간을 정리하러 가는데요.. 두 달 동안 머물면서 지난 달 나라현 전시와 관련한 일들도 진행하고, 오사카의 친구들도 만나고, 그러면서 짐을 챙겨 부치고.. 공간을 정리하고.. 머무는 동안 저희 텃밭의 허브들도 부지런히 거두어서 가져오려고 합니다. 일본에서도 틈틈이 '곰과 호랑이 허브'의 소식을 전하겠습니다. 다 적고나서 보니, 이번 편지는 유독 분량이 무척 길어지고 말았네요.. ;-) 긴긴 글을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다가오는 봄, 감사와 기쁨으로 하루하루가 충만하고 평온하기를, 마음을 모아 띄워보냅니다.

 

 











생각난 김에 찾아보았습니다 ;-)

수레국화 가득한 들판을 처음 만났던, 2019년 5월 '안양천생태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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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솔밧
허브편지2022. 1. 18. 19:51

곰과 호랑이 허브 _  한겨울의 허브편지

: 허브를 다루면서 떠올린 생각들, 널리 나누고픈 이야기들을 친구에게 편지쓰듯 적어봅니다 ;-)

 

 

 

 

 

제가 참 좋아하는, 클로버, 토끼풀입니다 ;-)

잎사귀와 꽃의 모양도, 향기와 맛도 다 동글동글 순하고 부드러워요.

 

 

1. 2022년도 벌써 보름이 넘게 지나서, 어느덧 '대한'(1/20)을 향해가고 있습니다. 날씨는 여전히 춥지만, 날마다 점점 해의 길이가 길어지고 있구나, 이렇게 겨울의 한복판을 지나가고 있구나, 문득 실감하게 됩니다. '곰과 호랑이 허브'는 초겨울부터 쭉- 전국 곳곳을 돌아다니며 크고 작은 워크샵을 진행하느라 바쁘게 지냈습니다. 초가을부터 세 달 연속으로 찾아갔던 홍성 행복농장, 11월 내내 이어진 대전사회혁신센터의 '방구석 농부' 프로그램, 서울 금천도시농업지원센터의 마을활동가를 위한 허브차 워크샵, 부산 영도문화도시센터의 '영도 정원사의 열두 달' 이벤트, 그리고 논산 땡큐베리팜과 방초오름에서의 작은 수업에 이어 공주 생명과학고등학교 수업까지.. '허브 산타 아줌마'가 되어 돌아다니면서, 고등학생들부터 어르신들까지 두루 , 허브 향기를 퍼뜨릴 수 있었어요. 이 모든 만남들이 가능하도록 연결해주신 고마운 인연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2018년 초부터 수업을 진행해왔으니까 이제 햇수로 5년차, 차곡차곡 경험이 쌓여가면서, 어떻게 해야 내용을 더 잘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도 계속 늘어갑니다. 처음에는 사진 자료 없이 이야기만 늘어놓다가, 뭔가 보여드릴 수 있다면 좋겠다, 싶어 단순한 사진 자료 모음을 준비했다가, 최근에는 간단한 PPT 자료를 새로 마련했어요. 홍차와 허브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 그저 재미 삼아 열었을 뿐인데 어쩌다보니 허브 블렌딩의 사전연습이 되었던 '꿈과 모험의 찻집', 이후 곳곳을 돌아다니며 만난 찻집과 허브가게들의 풍경.. 나누고픈 이야깃거리들이 자꾸 등장해서 점점 더 자료가 길어지고 있습니다. 자료를 다듬는 동안, 올해는 또 어떤 만남들이 어떻게 이어지게 될지 마음이 두근두근~ 합니다. 

 

 

 

 

대전에서 홍성 행복농장까지는 기차로 2시간이 걸립니다. 무궁화 두 번 갈아타고 가는 느린 기차여행이 늘 즐거웠지요.

마지막 방문하던 날, 기차 안에서 만든 '웃는 물고기' 인형을 선물로 드리고 왔어요. 아직 잘 매달려있는지 궁금합니다 ;-)  





새로 다듬은 PPT 자료 중에서, '곰과 호랑이 허브'에서 생각하는 허브란,

"향기와 맛, 약효와 아름다움으로 삶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고마운 친구" 입니다.



 

2. 2월 중순부터 일본 나라현에서 열리는 생태예술축제 '奈良・町家の芸術祭 はならぁと 2021', 원래는 저희가 직접 일본에 가려고 준비하고 있었는데, 일본 국경이 굳게 닫히는 바람에 갈 수 없게 되었습니다. 대신 우편으로 작품을 보내고 온라인으로 이벤트를 진행하기로 해서, 요즘은 한창 이 작업 마무리로 분주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저와 패트릭이 함께하는 생태예술창작그룹 'City as Nature'는 <City as Weeds> 라는 주제로 여러 작품을 전시합니다. "풀을 적으로 여기지 않습니다" 라는 자연농의 원칙 중 하나를, 농사의 영역을 넘어, 도시 안의 사람들과 자연을 잇는 연결고리로 삼아 전체 전시를 꾸립니다. 어디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질경이, 쑥, 민들레, 클로버, 네 가지 풀들을 주인공으로, 패트릭은 풀들의 개성 있는 모습을 담은 목판화 조각, 천연염색 설치작품과 영상으로 전시장을 채우고, 저는 "풀의 지혜"라고 이름붙인 블렌딩 허브차, 그리고 풀들의 특징을 담은 스터디 노트와 제 작업 테이블을 전시합니다. 전시장에서 직접 차를 맛볼 수는 없지만, 집에 가져가서 마실 수 있도록 한 잔 분량씩 티백에 담고 손수 만든 라벨을 붙여 준비했습니다. 누구에게나 인기 있을 '맛있는' 맛은 아니지만, 마실수록 정감 가는, 수수하고 자연스러운 맛의 "풀의 지혜", 자세한 블렌딩 이야기는 며칠 전 올린 글에 적어놓았습니다.

 

 











 

3. 본격적인 추위가 시작되기 전 새로 설치한 보일러 덕분에, 방바닥은 꽤 따뜻합니다만.. 외풍 심한 오래된 주택의 겨울은 역시나 춥습니다. (.. 제가 좀 많이 아껴가며 보일러를 틀어서이기도 하고요;;) 다행히 햇볕이 잘 드는 집이어서, 오늘처럼 햇살이 좋은 날이면 따뜻한 물주머니 안고, 뜨거운 차와 함께 난방 없이도 낮시간은 지낼만 하더라고요. 요즘 제가 자주 끓여 마시는, 추운 계절에 참 좋은, 몸을 따뜻하게 데워주는 음료를 소개합니다. 샛노란 빛깔에 마음부터 벌써 따뜻해지는 '강황 라떼', '골든 밀크'라고도 하는데요. 우유나 두유, 그리고 강황 가루만 있으면 아주 간단히 만들 수 있습니다. 강황은 염증을 낮추고 항산화 작용과 체액의 순환 작용을 도우면서, 또 면역력을 높여주는 효과가 있다고 해요. 그리고 주요 성분인 커큐민이 지용성이어서, 지방과 함께 섭취하면 더욱 좋다고 하고요. 어떤 레시피에서는 코코넛오일을 넣기도 하던데, 그렇게 하면 고소한 맛이 더해져서 더 맛있습니다. 생강이나 계피가루를 더해도 잘 어울리고요. 제가 찾아본 여러 레시피들 중에서 제일 간결하게 잘 설명된 영국 BBC 의 레시피를 소개합니다.

** 임산부의 경우 커큐민 성분이 자극이 될 수 있어서 되도록이면 피하는 게 좋다고 합니다.

 

재료

350ml - 아몬드우유 (혹은 두유, 우유 등등)

1/4 티스푼 - 강황가루

1/4 티스푼 - 계피가루

1/4 티스푼 - 다진 생강

1/2 티스푼 - 바닐라 익스트랙트  * 없으면 생략

1 티스푼 - 메이플시럽  * 없으면 꿀이나 올리고당으로 대체

후추 살짝

 
만드는 법 : 작은 냄비에 모두 담아서 -> 약불에 잘 저어가면서 보글보글 끓인 다음 -> 맛있게 마십니다 ;-)
 
 

 

 





 

저는 집에 있는 향신료들을 총출동시켜서, 

카다멈 클로브에다 강황도 왕창 계피도 듬뿍 넣었어요.

으슬으슬 추울 때 한 잔 끓여 마시면 바로 따뜻~해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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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솔밧
허브편지2022. 1. 10. 18:37

곰과 호랑이 허브 _  초가을의 허브편지

: 허브를 다루면서 떠올린 생각들, 널리 나누고픈 이야기들을 친구에게 편지쓰듯 적어봅니다 ;-)

 

 

 

 

1. 볕 좋은 가을날, 잎사귀와 씨앗을 부지런히 거둡니다.

 

추석이 코앞, 9월의 절반이 막 지났습니다. 지난 주에는 아침저녁으로 꽤나 선선해서 가을이 점점 깊어지는구나 싶더니, 이번 주에는 여름이 되돌아온 것처럼 한낮엔 참 덥네요. 남쪽 지방에는 태풍이 다가오고 있다고 하는데.. 이곳 대전은 이틀 연속으로 구름 없이 쾌청한 가을하늘 아래 햇살이 눈부십니다. 이 가을볕을 넉넉히 쬔 마당의 허브들이 쑥쑥 잘 자라서, 매일 아침 부지런히 거두어 말리고 있어요. 저번 편지에서 소개했던 홀리바질이 특히 잘 자라서 엊그제부터는 꽃대까지 쑥쑥 올라오고 있네요. 아직 꽃보다는 잎사귀를 더 얻고 싶어서, 꽃대가 눈에 보일 때마다 똑똑 잘라주면서 미안함과 고마움을 전하고 있답니다. 늦가을 무렵에는 꽃을 피우게 그대로 두었다가, 내년을 위한, 나눔을 위한 씨앗을 거두려고 해요.  

 

일찌감치 거두어 모으고 있는 씨앗도 있어요. 여름 내내 열심히 꽃을 피워주었던 '미국나팔꽃', 지난 봄 동네 등산로에서 한 줄기를 데려와 상자텃밭에 심었는데요, 열심히 팔을 뻗으며 자라서 저희 집 '초록 커튼'의 큰 몫을 담당해주었던 친구랍니다. 은은한 연파랑 빛깔이 참 곱고, 아침에 피었다가 낮에는 휙 저물어버리고, 다음날이면 또다시 활짝 피는 씩씩한 모습이 좋아서 정성껏 잘 돌보았어요. 꽃 진 자리마다 동그란 씨방이 맺혔는데, 얇은 껍질 안에 쌔까맣고 단단한 씨앗이 알차게 들어있네요. 살뜰히 잘 모아두었다가, 나중에 씨앗나눔을 하려고 해요. 나팔꽃의 꽃말은 '기쁜 소식', 매일 퐁퐁퐁 피어나는 파란 꽃처럼 이 씨앗이 가닿아 피어날 곳에서, 날마다 기쁜 소식들 가득하다면 좋겠습니다.

 

 

 
 
 
 




2. 홍성 행복농장, '곰과 호랑이 허브'의 첫 출장(!) 후기

 

지난 주에는 홍성으로 하루 출장을 다녀왔습니다. 사회적농업, 치유농업을 오래도록 이어오고 계신 '협동조합 행복농장'에서 정신건강에 이로운 허브차를 만들고 싶다고, 어떻게 시작하면 좋을지 조언을 구하고 싶다고 연락해오셨고, 기쁜 마음으로 그 작업을 거들게 되었습니다. 천천히 농장을 둘러보고, 제가 챙겨간 '거북섬'과 '맑은 기쁨이 솟는 샘' 허브차를 함께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눴어요. 마음의 안정과 평화에 도움을 주는 허브들 위주로, 제가 시험 삼아 새로운 블렌딩을 먼저 개발해보기로 했고, 10월 말에 다시 찾아가서 새 블렌딩 허브차를 같이 맛보면서, 직원분들을 대상으로 한 블렌딩 워크샵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한가득 챙겨주신 허브 보따리를 안고, 무궁화호 두 번 타고 대전까지 돌아오는 길 내내 큼직한 그 허브 보따리에서 레몬버베나 향기가 폴폴 풍겨서 참 즐거웠답니다. 제가 그동안 조금씩 익혀온 허브 지식과 기술이, 필요한 곳에서 잘 쓰일 수 있다면 정말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흐뭇해했고요. 아래는 '행복농장'의 소개 영상이랍니다.

 

https://youtu.be/Vr4wsY3vZ90

 
 

"행복농장은 100% 유기농법으로 바질, 애플민트, 와일드루꼴라 등의 허브와 꽃과 채소 모종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재배한 작물을 가공하여 바질페스토와 허브차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농업과 돌봄이 어떻게 만날 수 있을 것인가를 지역의 농장과 협의하는 협동조합 형식의 농장입니다."

 

 

 
 
 
 
 

 

3. 놀라운 풀, 성요한초 (세인트존스워트)

 

이번 주에는 홍성에서 얻어와서 잘 펼쳐 말린 레몬버베나, 그리고 성요한초를 주재료로 해서, 요리조리 섞어보며 여러 블렌딩을 만들어보고 있습니다. 레몬버베나는 누구나 좋아할 만한 상큼하고 시원한 레몬향이어서 블렌딩 없이 그냥 단독으로만 마셔도 참 좋은데요, 이에 비해 성요한초는.. 맛이.. 좀.. 쓰고 텁텁한 풀맛이라고나 할까요. 그런데 이 수더분한 맛의 풀이 정신 건강에 무척 이로운 효능을 지니고 있고, 서양에서는 아주 오래 전부터 폭넓게 잘 쓰여왔다고 해요. 제가 좋아하는 책 <허브>에서 추려 인용해봅니다.

 

"중세 유럽에서는 성요한 축일(6/24)이나 축일 전날 밤에 성대한 축제들이 벌어졌다. 사람들은 성요한초로 만든 화관을 쓰고 춤추면서 풍년을 기원하고, 가축이 질병에 걸리지 않도록 기도하며 이 식물을 불에 던졌다. 성요한초는 주술을 피하기 위해 부적삼아 지니고 다녔으며, 폭풍우가 몰아치면 벽난로에 던져 넣었고, 못된 요정이 아이를 바꿔치지 못하도록 어린이의 침대 난간에 묶어놓거나 마녀가 사는 집의 문지방 밑에 묻어두기도 했다."

 

"성요한초는 다른 어느 식물보다도 의학적 용도에 많이 쓰이는 식물로 꼽힌다. 학자들은 이 식물의 항균, 항생, 소염, 항우울, 항바이러스적 성질에 대해서 연구하고 있다. 가벼운 증상의 우울증, 근심, 신경성 불안, 불면증, 신경통, 신경성 두통, 편두통 등을 고치는 데 효과적이다. 뇌경련, 신경쇠약, 뇌혈관동맥경화증, 폐경기로 인한 우울증에도 효과 있다. 이 식물을 복용하면 순환기가 강화되고 위, 간, 담낭의 분비샘 활동이 활발해지며 위장장애, 소화불량, 설사에 효과가 있다. 그러나 많은 양을 복용할 경우 위험할 수도 있기 때문에 반드시 전문가의 지시를 받아 사용해야 된다. 꽃과 잎을 기름에 섞어 만든 연고는 염좌, 부은 데, 근육경련, 요통, 관절염, 류머티즘 등에 발라준다."

 

행복농장 최정선 이사님과 이야기 나누던 중에 '맞아요! 정말 그래요!' 하고 적극 동의했던 부분, '아무리 그 효능이 좋아도, 맛이 없으면 아예 손이 가지 않게 되니까, 이왕이면 맛도 좋게 만들 수 있다면 좋겠어요.' 라는 말씀이었답니다. 저 역시, 몸에 좋다고 해서 호기심에 사봤다가 영 손이 가지 않아서 멀리하고 있던 먹을거리들, 마실거리들이 꽤 있었거든요. 그래서 맨 처음 허브차를 만들기 시작할 때부터 '되도록이면 즐겁게, 기분 좋게 마실 수 있도록!'을 목표로 삼아서, 허브차를 마실 때의 향, 맛, 느낌을 무척 중요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풀 같고 쓴 느낌의 성요한초의 개성을 잘 잡아줄만한 다른 허브들.. 다행히도 향 좋은 레몬버베나를 넉넉히 얻어왔고, 저희 집에서 잘 키우고 말려 모아둔 신선한 민트들이 가득하고, 개성 있는 맛으로 악센트를 더해줄 타임, 은은한 향기를 입혀줄 라벤더 같은 친구들이 두루 대기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블렌딩을 계속 시도해보면서 제 마음에 드는 조합을 서서히 찾아가고 있습니다. 이 과정을 거쳐 과연 어떤 차가 만들어질지, 저도 무척 궁금하고 기대됩니다 ;-)

 

 

 
 
 

 

 

덧붙임)

 

이 글을 쓰면서 검색하다보니.. 성요한초가 우울증 치료제로, 갱년기에 좋다고 널리 알려지면서, 캡슐/알약 제품으로 무척 다양하게 판매되고 있네요. 그런데 과하게 드실 경우엔 간에 무리가 가고,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어서 조심해야 한다고 해요. 제가 이 글에서 적고 있는 것처럼, 따로 가공/처리하지 않은 마른 풀을 차로 우려서 마시는 정도는 괜찮겠지만, 약 형태로 만들어진 걸 드실 때는 꼭!! 용량이 지나치지 않도록 조심하시길 바랍니다. 하나 더 덧붙이자면,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알약이나 캡슐은 간편해서 좋을 수도 있지만, 좀 더 자연스러운 방식으로, 차로 우려서 직접 그 풀의 향기와 맛을 느껴보면서 섭취하시는 게 더 이롭지 않을까.. 싶어요. 따뜻한 잔을 손에 쥐고, 향기를 흠뻑 들이마시면서, 천천히 차를 마시는 그 시간 자체가 치유가 되기도 하니까요. 이번 블렌딩 허브차 계획이 부디 잘 진행되어서, 나중에 '행복농장'에서 맛도 좋고 효능도 좋은 성요한초 블렌딩 허브차를 판매하게 된다면 정말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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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과 호랑이 허브 _  늦여름의 허브편지

: 허브를 다루면서 떠올린 생각들, 널리 나누고픈 이야기들을 친구에게 편지쓰듯 적어봅니다 ;-)

 

 

 

 

입추가 지나자마자 아침 저녁 공기가 확실히 선선해졌어요. 한낮에는 햇볕이 꽤 뜨겁고요. 한동안 소나기가 자주 쏟아지더니, 이제는 비구름도 싹 걷혔는지 쭉 맑아서, 허브를 거두고 말리기에 딱 좋은 날씨입니다. 세상 모든 일들이 다 그렇겠지만, 특히 허브를 다루는 일은 혼자 서두른다거나, 아니면 내 편의에 맞춰 일부러 흐름을 늦춘다거나 할 수가 없더라고요. 마땅한 때에 맞춰서, 필요한 일들을 하고, 또 그렇게 일을 할 때는 서두르지 말고, 충분히 잘 집중하고.. 어디서나 듣는 흔한 말이지만, 정작 실천하기는 쉽지 않다는 걸 매번 실감하고 있습니다. 매일 조금씩 허브를 거두고 말리면서, 오래오래 이 흐름을 반복하다보면 언젠가는 익숙해질까, 좀 더 자연스러워질까.. 기대해봅니다. 

 

오사카에서는 손바닥만한 밭이나마 집 가까이에 있어서 참 좋았는데, 대전으로 이사를 오면서부터는 밭 없이 (내년엔 꼭 텃밭을 얻을 수 있기를!!) 저희 집, 단독주택의 2층 마당에 만들어놓은 상자 텃밭 몇 개를 가꾸고, 그리고 이따금 동네 보문산에 가서 채집을 합니다. 자그마한 상자 텃밭 다섯 개가 전부이지만, 이사오자마자 부지런히 심은 허브들이 쑥쑥 잘 자라고 있습니다. 늘 그렇듯 민트들이 제일 왕성하고, 딱 한 그루씩 있는 라벤더랑 로즈마리는 너무 더디고... 한 달 넘게 소식이 감감해서 싹이 하나도 안 텄구나, 마음을 접었던 홀리바질이 느릿느릿 고개를 내밀기 시작해서, 지금은 무려 여섯 그루나 돼요. 아직 다들 어려도, 쑥쑥 신나게 무럭무럭 잘 크고 있어서 무척 기쁘답니다. 

 

이 홀리바질은 3년 전 니가타 여행 때 찾아갔던 홀리바질 전문 농장에서 얻어온 씨앗으로 키우고 있어요. 바질을 닮았으면서도 또 민트처럼 상쾌하고 달콤하기도 한 그 향기가 너무나도 매력적이어서, 제가 정말로 좋아하는 허브입니다. 태풍을 맞아 쓰러진 허브들을 거두고 정리하는 일을 도와드리고 나서, 커다란 다발 두 개와 씨앗을 얻어왔는데요, 오사카로 돌아오는 15시간 기차 여행 내내 소중히 잘 챙겨와서, 고이 잘 말려서, 줄기까지 아껴가며 참 잘 썼지요 ;-) 불쑥 생각이 나서 찾아보니 그때 그 여행의 기록이 블로그에 남아있네요. 너무나도 즐거웠던 기차여행과, 마음 따뜻한 친구들과 함께 한 시간, 온통 좋은 추억들만이 그득했어서, 오랜 시간이 지나도록 이렇게 쭉 그리워하고 있답니다.

 

https://blog.naver.com/vertciel/221370732906

 

https://blog.naver.com/vertciel/221354711801

 

 

다시 홀리바질 이야기로 돌아와서 ^^; 아주 오래전 인도에서도 홀리바질 차를 접했었는데, 그때는 이 향기가 그렇게 좋은지 몰랐거든요. 나중에 미국에 가서도, 일부러 이름난 유기농 허브 전문점에서 판매하는 홀리바질을 주문했는데, 제가 알던 그 향기와 많이 달라서 당황했습니다. 아마 직접 키우고 거둬서 자연스럽게 말린 허브와, 그리고 대량생산되어 기계로 빨리 건조시킨 허브의 차이일 것 같아요. 햇볕과 바람으로 천천히 말려진 허브에는 그 향이 온전히 남는데, 아주 많은 양이 기계로 한꺼번에 다뤄지면 향이 쉽게 날아가버리는 게 아닐까.. 아직 건조기를 직접 써보지 않아서 단언할 수는 없지만 제 느낌에는 그래요. 지금은 건조기 없이, 할 수 있는 만큼만 조금씩 다루는 이 흐름이 제게 알맞다고 여겨져서, 앞으로도 쭉 이렇게 이어가보려 합니다. 언젠가는 지금 이 생각이 또 다른 쪽으로 바뀌게 될지도 모르겠지만요.. ;-)

 

 

 

듬성듬성한 대나무 채반 위에 손수건을 널고 그 위에 허브를 얹어 말립니다. 바람이 세게 부는 날엔 보자기를 위에 덮고 집게로 집어놓아요.

 

 

잎사귀 뒷면에 보랏빛 무늬가 있는 홀리바질, 참 예쁘지요 ;-)

 

 

예전에 헤르만 헤세의 책을 읽다가 '정말 그래요. 맞아요!' 후다닥 달려가 헤세 아저씨의 손을 마주잡고픈 구절을 만났어요.

"이제 벌써 보리수꽃이 다시 피어나는 때가 되었다. 그래서 날이 어두워지기 시작하고 힘든 일들이 다 끝나간 저녁때가 되면 부인네들과 소녀들이 보리수들이 있는 곳으로 와 사다리를 타고 나무 가지 위로 올라가서 보리수 꽃을 바구니 하나 가득 땄다. 그들은 그 꽃으로 나중에 누가 몸이 아프거나 어려운 일에 처하면 약으로 쓰일 차를 만든다. 그들이 옳다. 이 경이로운 계절의 따스함과 햇볕과 기쁨과 향기가 어찌 쓸모없이 사라져서야 되겠는가? 꽃이나 어디 다른 데에 그런 것이 응축되어 손에 닿을 곳에 매달려 있어서, 나중에 춥고 험한 시기에 우리가 그것을 집으로 가져가 그것으로부터 위로를 받아서는 왜 안 된단 말인가. 모든 아름다운 것들을 한 주머니씩 가득 담아서 아쉬울 때를 위해 보관해둘 수만 있다면!_ 헤르만 헤세, <보리수꽃> 중에서, 1906년

 

요 며칠 내내 마당 텃밭의 허브들을 거두면서, 산길에서 산초나무를 발견하고 잎사귀들을 모아오면서, 그리고 작년 여름 오사카에서 거둬온 어성초와 제라늄을 다시 꺼내 옮겨 담으면서 이 구절을 떠올리고 되새겼습니다. 제 손길을 더해 거두지 않고, 자연 그대로 두었더라면, 그 자리에서 그대로 흙으로 돌아갔을 허브들인데, 그런 자연의 흐름에 제 손길이 더해졌기 때문에, 잎사귀들이 바로 흙이 되지 않고, 그 대신 마른 약초가 되어 쓸모 있는 곳에 가서 쓰입니다. 유유히 흘러가는 자연의 순환, 그 큰 흐름에 살며시 인간의 손길과 노력이 끼어들면서, 그 흐름을 다른 갈래로 바꿔냅니다. 아니, 아예 바꾼다기보다는.. 흐름을 늦춘다는 표현이 알맞을까요. 약초가 되어 어딘가로 가서 잘 쓰이고 난 다음에 다시 자연으로 돌아가게 되니까, 흐름을 살며시 늦추어서 그 쓸모를 늘린다고 봐야 할까요. 아무쪼록, 헤세의 표현처럼 '아름다운 것들을 한 주머니씩 가득 담아서 아쉬울 때를 위해 보관' 하는 이 일이 참 흥미롭고 또 신기하구나, 거듭 생각했습니다. '기술'이라고 하면 언제나 속도를 더 빠르게 하고, 더 효율적으로 만들고, 그런 이미지를 떠올리게 되지요. 허브에서 쓰는 '기술'은 자연의 원래 속도를 오히려 더 늦추기도 한다는 게, 그러면서 그 늦춰진 속도 덕분에, '아름다운 것들'이 그냥 사라져버리지 않고 우리에게 위로와 치유를 안겨준다는 게, 참 고맙게 느껴졌습니다.

 

첫 허브편지가 너무 길어졌네요 ;) 제가 너무나도 좋아하는 허브 이야기, 즐겁고 재밌고 흥미로운 허브 세계의 구석구석들을 어떤 식으로든 널리 나눌 수 있다면 좋겠다고 오랫동안 쭉 생각해왔는데, 요즘 한창 준비하고 있는 전시 작품을 위한 인터뷰가 작은 계기가 되어서, 불쑥 '허브편지'라는 아이디어를 떠올리고서 이렇게 쭉 적어보게 되었네요. 가까운 친구에게 편지를 쓰듯이 조근조근 이야기를 늘어놓는 동안 저는 퍽 즐거웠는데, 읽는 분들은 어떠셨을까요? 앞으로 얼마나 자주, 또 어떤 형태로 이 '허브편지'를 이어가게 될지.. 아직은 아이디어가 몽글몽글한 순두부처럼 막연-한 느낌이지만, 좀 더 마음을 모으고 잘 가다듬어보겠습니다. 허브에 대해 궁금한 점, 더 알고픈 것들, 편지를 읽으면서 든 생각.. 무엇이든 답신을 전해주신다면 더더욱 기쁠 거에요. (suhee@finalstraw.org) 물론 그러지 않고 그냥 쭉 읽기만 하셔도 괜찮고요 ;-)

 

 

그럼, 다음번 허브편지에서 다시 반갑게 만나요!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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