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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2025년 6월, 계절의 허브티 '풀밭에 누워 바라보는' 꾸러미에 함께 보낸 허브편지, 블렌딩 노트입니다.

계절의 허브티 09 _ ‘풀밭에 누워 바라보는’
2025. 6. 7
안녕하세요! 봄의 끝자락이자 여름의 시작점에서, 계절의 허브티 꾸러미로 오랜만에 인사를 드려요. 연초록빛 가득한 저희 통영 집 마당을 바라보면서 이 허브편지를 적고 있습니다. 엊그제 저녁엔 옆동네 ‘당포성지’로 산책을 다녀왔는데요. 조금만 걸어올라가도 완전히 탁 트인 풍경을 누릴 수 있어서 늘 좋아하는 곳이에요. 짝꿍과 함께 너른 풀밭에 드러누워 흘러가는 구름들을 바라보며 불어오는 바람과 새소리를 만끽했습니다. 요 며칠 온갖 바쁜 일들로 머릿속도 마음도 계속 분주했는데, 그 짧았던 휴식 덕분에 마음속에 널찍한 여유 공간이 생겨난 것만 같았어요.
지난달부터 일찌감치 이번 블렌딩을 준비하면서, 찜해두었던 문장과 노랫말, 아이디어들이 많았는데도 하나의 이름으로 잘 모아지지 않았거든요. 그 풀밭에서의 쉼 덕분에 이번 블렌딩의 이름을 결정할 수 있었습니다. 도시에 계신 분들은 직접 실천하기 어려울 수도 있겠습니다만.. 폭신한 풀밭에 뒷통수를 댄 채 드러누워서 올려다보는 탁 트인 하늘과, 불어오는 바람과, 풀향기. 그 한가로운 느낌을 전달하고 싶어서, ‘풀밭에 누워 바라보는’ 이란 이름을 붙여보았어요. 오래 전부터 좋아해온 페퍼톤스의 노래 ‘New Hippie Generation’ 의 가사 ♪ 따뜻한 햇살이 비추는 잔디에 누워 우주의 끝을 바라본다 ♪ 로부터도 살포시 힌트를 얻었고요 :-)
https://www.youtube.com/watch?v=r-ZuIrvhpbE
민트, 라벤더, 루이보스, 레몬그라스, 홀리바질, 레몬버베나, 실론 시나몬
이번 블렌딩의 재료들입니다. 지금까지 총 여덟 번의 계절의 블렌딩을 만들어왔는데요, 더 풍성한 맛, 새롭고 다채로운 느낌을 빚어내려다보니 점점 복잡해지고 있는 건 아니었나, 혹시 그 욕심이 과한 건 아니었나, 스스로를 점검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이번 블렌딩은 최대한 단순하게 만들어보자고 마음먹었습니다. 다른 계절에 비해 수분 보충이 더 자주 필요한 여름날, 부담 없이 가볍게 마실 수 있도록 구성하고 싶었고요.
맨 처음 자연스레 떠오른 허브는 민트였어요. 저희 집에서는 봄부터 늘 ‘냉침 허브티’를 날마다 만들어두고 있는데요, 매일 여러 종류를 번갈아가며 모아 담지만 시원함과 산뜻함을 주는 민트는 늘 빠짐없이 넣고 있답니다. (냉침 허브티가 무엇인지 궁금하다면! 찬물에 허브 생잎을 모아서 넣어두면 자연스레 우러나거든요. 양은 적당히&넉넉히 ^^ 대략 30분쯤 지나서 드시면 되고요, 여러 번 물을 더해도 잘 우러나요. 참고로 제가 주로 즐겨 쓰는 허브들은 민트, 체리세이지, 로즈마리, 로즈제라늄, 레몬버베나, 자소엽, 쑥, 바질인데요, 무엇이든 손닿는 곳에 있는, 먹을 수 있는 잎과 꽃들은 모두 좋아요.)
다시 블렌딩 이야기로 돌아가면요, 너무 민트만 도드라지면 심심하니까, 은은함과 달콤함을 더해줄 라벤더와 루이보스를 공동 주연으로 삼아서 넉넉하게 더했고요, 청량감과 향기로움을 함께 선사하는 레몬그라스와 홀리바질과 레몬버베나를 조금씩 추가하고, 실론 시나몬으로 무게감과 온기를 살짝 더해주었습니다. 더 풍성한 느낌, 새로운 맛을 더하면 어떨까 곰곰이 궁리하다가, 이번 블렌딩은 단순함이 목표이니까, 이 정도에서 간결하게 마무리하기로 했습니다. 깔끔함과 산뜻함과 포근함이 잘 전해지길 바라며 구성한 이번 블렌딩이 여러분들께는 어떻게 가닿을지, 두근두근 설렙니다.
우리는 방법에 대해서 조금 자세히 덧붙여볼게요. 저는 따뜻한 허브티를 사계절 내내 선호합니다만, 너무 더운 여름날에는 물을 끓이는 일 자체가 버겁게 느껴지곤 하지요. 이번 블렌딩은 뿌리나 열매 재료 없이 가벼운 잎사귀와 꽃들이어서 (아! 실론 시나몬은 나무 껍질이네요 ^^) 실온의 물, 심지어 냉수에도 꽤 잘 우러나는 편입니다. 다만 온수에 우릴 때와 비교해보면 연하게 느껴질 수 있어요. 찻잎의 양을 더 많이, 우리는 시간을 더 길게 해서 조절할 수 있지요. 덧붙여 제가 무척 좋아하는 ‘여름날 차 우리는 (게으른) 방식’을 소개합니다. 허브티뿐만 아니라 녹차나 홍차에도 적용할 수 있어요.
1) 잠들기 전, 티포트에 찻잎을 넉넉히 넣고 찬물을 부은 다음 냉장고에 넣어둡니다
2) 다음날 아침, 냉장고에서 티포트를 꺼내고 찻잔에 부어서 시원하게 마십니다 :-)
곧 장마가 찾아온다지요. 저는 지붕 철거와 설치를 비롯한 온갖 본격적인 집수리 작업들을 앞두고 있어서 조금 걱정도 긴장도 됩니다만, 하루하루 부지런히 씩씩하게 힘차게 잘 헤쳐가보려고 마음먹고 있습니다. ‘풀밭에 누워 바라보는’ 허브티도 자주 마시고요, 이따금 진짜로 풀밭에 누워 바라보는 순간을 잘 누리기도 하면서요. ‘곰과 호랑이 허브’의 허브 친구분들 모두, 더욱 아름답고 충만한 여름날을 맞이하시길 기원하면서, 여름의 끝 무렵 가을의 입구에서 다시 소식을 전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곰과 호랑이 허브’ 강수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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