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렌딩 허브티2025. 12. 29. 17:50

 

 

새로운 계절이 찾아올 때마다, 그 시기에 알맞게 블렌딩한 '계절의 허브티' 그리고 '허브편지'를 함께 담아 띄워보내는 '허브 꾸러미' 정기구독 서비스, 2023년 1월 처음 시작된 이후로 쭉 이어지고 있습니다. (일년 365일 24시간 언제나 구독신청 가능합니다 ^ㅇ^)

 

* 허브 꾸러미 정기구독 신청 페이지 https://docs.google.com/forms/d/e/1FAIpQLSctn_m2As1PJ2ns_xU234OFXqro05n6ahFEAc_V3LaHhc6geg/viewform?usp=header

 

아래는 2025년 12월 계절의 허브티 '하늘을 올려다보는 몸짓' 꾸러미에 함께 보낸 허브편지, 블렌딩 노트입니다.

 

 

 

계절의 허브티 11 _ ‘하늘을 올려다보는 몸짓’

2025. 12. 8

 

 

안녕하세요! 꼭 가을날처럼 포근했던 ‘대설’ 다음날 아침, 어스푸레한 새벽에 일어나서 노트북을 열었습니다. 올해 쭉 이어지고 있는 이곳 통영의 집수리 작업은 아직 완성이 되려면 한-참 남았지만, 대전의 집+작업실 계약이 끝나서 짐을 다 옮겨야 하고, 그게 다음 주여서 몹시 바쁜 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런 때일수록 몸도 마음도 평화롭도록, 바쁨의 소용돌이에 빠지지 않도록 내 안을 잘 들여다보고, 그러는 동시에 필요한 일들을 잘 점검해가며 차분히 발걸음을 내딛어야겠다고 마음먹고 있습니다. 늘 제게 커다란 기쁨과 보람과 즐거움을 주는, 어느덧 횟수로 열 번이 넘어가며 좀 더 익숙하고 편안해진 꾸러미 발송 준비 작업이 이 분주한 날들 가운데 작은 쉼표가 되어주는 것 같네요.

 

이번 블렌딩의 이름은 정혜윤 피디님의 ‘책을 덮고 삶을 열다’ 속 문장으로부터 왔어요.

 

“나는 칠레의 별 이후 우리 인류에게는 영원할 몸짓인 하늘을 올려다보는 몸짓을 가진 인간족의 한 명이 되었다. 나는 매일 밤하늘을 본다. 매일 밤의 하늘은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순간에조차 그날의 하늘을 불러온다. (...) 심한 스트레스 속에 살지만, 찬란함 없이 살지만, 하늘을 올려다볼 겨를도 없이 살지만 실은 인간은 영혼을 가지고 있고 그 영혼의 호소에 대답해줄 것이 필요하므로 별은 있어야 한다.”

 

어릴적 집에 있던 백과사전 전집 중 가장 즐겨 읽었던 게 ‘우주’편이었는데요, 그때 처음으로 ‘겨울철 별자리가 가장 화려하다’는 걸 알게 됐어요. 위풍당당한 오리온자리의 리겔과 베텔기우스, 푸른빛이 감도는 시리우스, 북두칠성과 플레이아데스 성단.. 아름다운 별 이름들을 외워가며 ‘장래희망 천문학자!’ 꿈을 키워가던 어린 시절이 떠오릅니다. 이후 저 자신이 수학과 과학에 너무도 취약하다는 걸 알아가면서 서서히 그 꿈은 저물고 말았지만.. 그때 익혔던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별을 찾는 습관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어요. 어설프게나마 열심히 그려본 이번 패키지의 그림 ‘하늘을 올려다보는 곰돌이’처럼, 고개를 한껏 뒤로 젖히고 오래오래 겨울철 밤하늘의 별들을 바라보는 시간을 누려보시길, 공기가 맑은 곳이라면 더욱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상상 속 눈부신 별들을 헤아려보면서, 겨울만의 차갑고 산뜻한 공기를 가슴 깊이 담아보시기를 권합니다.

 

 

* 잡지 <어린이 과학동아>에 실린 겨울하늘에 관한 글을 함께 읽어보셔요 ->

https://blog.naver.com/ksdsuper/223786258780

 

4계절 중 가장 빛나는 겨울의 밤하늘!

겨울철 밤하늘은 다른 계절에 비해 별빛이 유난히 밝게 보여요. 왜 그럴까요? 첫째로, 겨울 하늘은 햇빛의 ...

blog.naver.com

 

https://blog.naver.com/ksdsuper/223786258807

 

별 중의 별, 시리우스

시리우스는 ‘눈부시게 빛나는’이라는 뜻의 그리스어에서 유래했어요. 말 그대로 지구에서 볼 수 있는 가...

blog.naver.com

 

 

 

민들레 뿌리,

쑥, 토끼풀, 질경이, 라벤더, 민트, 당귀, 황기, 작약, 카다멈, 실론 시나몬, 로즈힙, 레몬버베나, 레몬그라스, 메리골드, 엘더플라워, 로즈제라늄, 장미, 귤피

 

이번 블렌딩에 들어간 재료들인데요, 민들레 뿌리가 아주 많이 들어가서 글자 크기도 키워봤어요. 전체 블렌딩 비율 중 약 1/3을 민들레 뿌리가 차지하는데요, 이번 허브티의 전체적인 인상 - 구수한 듯 따스하고도 달큰한, 흙 같기도 하고 한약 같기도 한 느낌이 민들레로부터 비롯되었답니다. 지난 11/7~30일까지 공주 연미산자연미술공원에서의 ‘잡초 약방’ 전시를 진행하면서, 원래도 즐겨 썼던 ‘잡초’들 - 민들레, 쑥, 토끼풀, 질경이를 더 자세히 들여다보게 되었고 더 많이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네 가지 잡초들 중에서 특히 겨울철 블렌딩에 잘 어울릴 만한 주인공으로 민들레를 골랐는데요, 민들레는 해독, 항염증 작용, 장 건강 증진, 소화 촉진 등의 여러 이로운 역할을 합니다. 말썽꾼 ‘잡초’가 아닌 고마운 ‘약초’로, 자연과 사람이 더 조화롭게 사이좋게 연결되길 바라며 전시를 꾸렸고 이번 블렌딩에도 그 마음을 담았습니다.

 

‘잡초 약방’ 전시장에서는 딱 네 가지 잡초들로만 구성한 ‘잡초 블렌딩’을 담아 나눠드렸는데요, 단순하고 담백한 맛의 그 블렌딩도 무척 좋았지만.. ‘보다 맛있는 허브티’를 추구하는 ^.^ ‘곰과 호랑이 허브’의 계절의 블렌딩에서는 다른 종류의 허브들을 여러 종류 더 보태보았습니다. 겨울철이면 늘 손발이 차가워서 고생하는 저를 비롯한 주변 친구들을 떠올리면서, 온기를 전해줄 따뜻한 느낌의 한방 재료들을 넉넉하게 더했어요. 당귀는 전체 비율에서는 꽤 적은 분량을 차지하는데도 향기가 확 느껴지지요. 혈액순환에 좋은 쑥과 황기와 작약도 듬뿍 들어갔고요, 너무 한약 맛만 느껴지면 곤란하니까, 향기로운 서양 허브들 중에서도 특히 꽃 허브들을 여러 종류로 넣었어요. 샛노랑&주황빛이 고운 메리골드 꽃잎 그리고 로즈 제라늄은 저희 통영집 텃밭에서 거둔 것이랍니다. 너무 묵직하기보다는 조금 더 가벼움과 산뜻함을 더하고 싶어서 민트와 레몬그라스, 레몬버베나를 더하며 마무리했고요.

 

앞에서 언급한 정혜윤 피디님의 책 <책을 덮고 삶을 열다> 에는 아름다운 구절들이 아주 많이 등장해요. 책의 수많은 페이지들에 밑줄이 짙게 그어졌답니다. 제 허브 친구 여러분들께도 나눠드리고픈 문장 - ‘좋아하는 삶을 살 방법은 그것에 대해 자꾸 이야기하는 것밖에 없다’ : 진심으로 좋아하는 것들에 대해 자꾸 이야기 나누는, 그러면서 더 행복해지고 더 아름다워지는, 풍성하고 따사로운 12월을 보내시길 바랍니다. 그 시간들에, 이번 ‘하늘을 올려다보는 몸짓’이 담긴 따뜻한 찻잔이 함께하기를 바랍니다 :-)

 

 

 

Posted by 솔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