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과 호랑이 허브 _ 계절의 허브편지
: 허브를 다루면서 떠올린 생각들, 널리 나누고픈 이야기들을 친구에게 편지쓰듯 적어봅니다 ;-)
(때로는 허브 꾸러미를 받아보시는 분들께 전달하는 알림이기도, 그저 허브에 관한 두런두런 다양한 이야기들이기도, 그때 그때 조금씩 달리 꾸려가고 있어요~)
1호 늦여름의 허브편지 https://blog.naver.com/vertciel/222467529305
2호 초가을의 허브편지 https://blog.naver.com/vertciel/222507869910
3호 한겨울의 허브편지 https://blog.naver.com/vertciel/222625100427
4호 가을날의 허브편지 https://blog.naver.com/vertciel/222893096062
5호 (다시 돌아온) 한여름의 허브편지 https://blog.naver.com/vertciel/223549060895
6호 (또 다시 돌아온) 초여름의 허브편지 https://blog.naver.com/vertciel/223875842690
7호 오랫동안 적은 허브편지 https://blog.naver.com/vertciel/223938777476





안녕하세요! 2026년의 첫날, 뒤늦은 겨울 꾸러미 발송완료 안내 메일 겸 새해 안부인사를 띄웁니다 ^_^ 위 사진은 오늘 아침 저희 동네 뒷산 '장군봉'에서 본 해돋이 장면이에요. 매년 새해 첫날 일출을 보러 산에 오르신다는 저희 동네 어촌계 계장님과 함께였는데요, 꼭대기에 있는 산신각과, 최영 장군을 모신다는 사당 앞에서 계장님과 저와 패트릭, 셋이서 나란히 절을 올렸습니다. '얼마 전 마을에 이사를 왔습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잘 돌봐주셔요.' 마을의 지킴이 어르신들께 인사를 드리고나서, 새해 첫날의 해가 떠오르는 멋진 풍경을 한참 바라보았어요. 살짝 춥긴 했지만 바람은 잔잔하고 풍경은 아름답고, 긴긴 여정 끝에 마침내 이곳으로 와서, 정말로 뿌리를 내리게 되어서 참으로 좋구나, 앞으로 펼쳐질 날들이 기대되는구나... 저 아래 잔잔한 바다의 물결들처럼 제 마음도 평화롭게 일렁였습니다 :-)
이번 블렌딩 '하늘을 올려다보는 몸짓'을 우려서, 한 모금 머금은 채 이 글을 적고 있어요. 구수하고 담담하면서 덩달아 순해지는 느낌이 들어서, 차분한 마음으로 늦은 밤에 마시기 참 좋더라고요. 일반적인 '허브티'의 느낌과는 다른 분위기이기도 해서, 허브 친구분들께는 어떻게 가닿았을지 궁금합니다. 차의 이름 (그리고 경이로운 표정으로 하늘을 올려다보는 곰돌이 그림)은 다시 봐도 흐뭇&뿌듯 무척이나 마음에 들고요. ^.^ 매일 밤하늘을 올려다볼 때마다 '이번 블렌딩 이름을 참 잘 지었군' 스스로를 칭찬하고 있답니다. 저희 동네에서 올려다보는 밤하늘은 오늘처럼 맑은 날이면 별이 총총 반짝반짝 아름답게 빛나서, 늘 만나는 풍경인데도 감탄을 멈출 수가 없어요. 겨울답게 쨍하게 차가운 공기 덕분에 오래 밖에 머물긴 어렵지만, 이렇게 아름다운 하늘을 볼 수 있으니 얼마나 기쁜 일인지를 자주 떠올리게 됩니다.
사실, 맨 처음 블렌딩을 구상하면서 후보로 찜해두었던 이름은 '민들레 마음'이었어요. 민들레가 큰 몫을 차지하는 주인공이기도 하고, 준비하는 동안 알게 된 시를 소개하고 싶었거든요.
1)
슬플 때는 민들레를 보라.
민들레 씨앗이 각기 신탁을 받고 팔방으로 날아가는
저 기쁜 모습을 보라.
무엇으로 저 아름다움을 나타낼 수 있으랴.
2)
마음을 가지고 태어났다.
이토록 고귀한 것이 있으랴.
그리고 이 마음을 나쁘게 쓴다.
이토록 상심할 수 있겠는가.
제일 중요한 것은
이 마음에
꽃을 피우는 것.
작은 꽃이라도 좋다.
자신의 꽃을 피우고
부처님 앞에 들고갈 일이다.
'사카무라 신민(坂村真民)'이라는 일본 시인의 작품인데요, 야마오 산세이님의 책을 읽다가 처음 그 이름을 알게 되었어요. 단순하면서도 온기가 듬뿍 담긴 작품들이 무척 좋더라고요. '마음에 꽃을 피우는 것' - 작은 꽃이라도 좋으니, 자신만의 꽃을 피워내는 일. 새해 첫날 깨끗한 새 마음에 새겨놓으면 좋을, 틈틈이 떠올리면서 거듭 기억하고픈 아름다운 구절을 나눕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PgnKjHvRAAY
이번 허브편지에도 베아저씨(베토벤^^) 의 아름다운 음악을 함께 담아서 띄워요. 교향곡 9번 '합창', 연말마다 연주되는 이 작품에 그다지 관심이 없던 시절도 있었는데요, 몇 해 전부터 베아저씨의 열성팬이 되어버리는 바람에, 1시간 남짓한 긴 교향곡을 생각날 때마다 여러 버전으로 찾아서 듣곤 해요. (단순작업의 배경음악으로도 아주 좋아요! '1시간 동안 집중하기!' 타이머처럼 활용합니다 ^^ 위의 영상은 어제 막 업로드된, 2017년 드레스덴 필하모닉의 공연 영상인데요, 음질도 좋고 광고도 많이 뜨지 않아서 좋더라고요.)
처음엔 너무 어렵기만 했던 합창 부분 독일어 가사도 이제는 어렴풋하게나마 들리게 되었는데요, 제가 특히 좋아하는, 4악장 중간의 트라이앵글 소리가 짤랑짤랑 경쾌하게 울려퍼지는 부분의 가사가 마침 이번 허브편지에서 언급한 여러 내용들과 연결되는 것 같아서 참 반가웠어요. * 위 영상에서는 52:00 부터 들어보세요.
환희여, 수많은 별들이 행성들이 창공을 가로지르듯
환희여, 천국의 영광스러운 계획을 따라 태양이 창공을 날아오르듯
형제여, 그대들의 길을 달려라
기쁨 속에서 영웅이 승리를 향해 달려 가듯이


아직 국화가 피어있던 11월 하순 어느 날, 아침볕 받으며 티타임을 누리며 담아본 사진입니다. 그림자가 길게 길게 늘어지는, 나지막한 겨울해가 건네는 온기는 어쩐지 더 따사롭게 느껴지지요. 원래는 이번 꾸러미의 특별한 '선물'로 함께 띄웠던, 비파나무잎의 사진을 잘 담아보고 싶었는데 깜빡했네요. 오래 전부터 꼭 써보고 싶었던 (일본에서는 약용으로 널리 판매되고 있더라고요) 비파나무잎을 옆집 아주머니의 가지치기 덕분에 한아름 풍성하게 건네받았어요. 진초록빛 잘생긴 나뭇잎을 다듬으면서 즐거워하다가, 이 아름다운 선물을 혼자서만 누릴 게 아니라 널리 함께 나눌 수 있다면 좋겠다! 떠올리고서 두꺼운 책 사이에 끼워 잘 말렸지요. 책갈피 용도로 쓰셔도 좋을 테고요, 따뜻한 물에 우려 차로 드셔도 좋답니다.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4346324&cid=46694&categoryId=46694
에고고.. 허브편지는 적다보면 계속 쓰고픈 말들이 생겨나서 매번 이렇게 왕수다쟁이가 되어버리고 마네요. 따뜻한 난로 옆에 앉아 베아저씨의 음악을 돌려들으며 즐거운 마음으로 적었던, 새해 첫날의 허브편지를 마치겠습니다. 몹시 추운 계절이지만 마음만큼은 늘 따사롭게, 온기를 가득 품고 기분 좋은 1월을 보내세요. 겨울이 끝나갈 즈음, 봄의 꾸러미 소식을 들고서 다시 찾아뵐게요. 새해 복 많이많이 받으셔요! ^___^)/
겨울채비 꾸러미, 잘 받아보셨는지요 :-)
'하늘을 올려다보는 몸짓' 허브티 이야기
stibe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