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브이야기2024. 2. 8. 17:59

월간 일류도시대전 12월호 _ '허브이야기' 칼럼

 

온기를 전하는 따뜻한 계피

 

: 1224년 바그다드에서 제작된 디오스코리데스의 '약물지(De Materia Medica)' 아랍어 사본에 실려 있는 그림물약을 제조하는 의사.

 

 

계피에 대한 나의 첫 기억은 맵고 쓰다. 예닐곱 살 즈음, 할머니가 건네주신 계피사탕을 처음 맛보고 ‘어떻게 사탕인데 이렇게 매울 수가 있어!’ 화를 내며 뱉어버렸다. 거무튀튀한 수정과 역시 쓴 맛이 난다며 꺼려했고, ‘계피’라는 글자가 들어간 모든 음식을 피했다. 한참 시간이 지나 커피전문점에서 카푸치노를 맛보면서부터 그제야 조금씩 계피와 친해질 수 있었고, 이후 이국적인 요리를 좋아하게 되면서 인도의 가람 마살라 커리, 중국의 오향가루, 미국의 애플시나몬 케이크 등등 곳곳에서 계피를 만나며 점점 더 그 매력에 빠져들게 되었다.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동서양 전역에 걸쳐 계피를 활용해온 역사는 무척 길고 그 활용 범위도 아주 넓다. 쌀쌀한 겨울날 따스함을 건네며 원기를 북돋아줄 향기로운 계피가 지난 1년간 이어진 ‘허브이야기’ 칼럼의 마지막 주인공이다.

 

먼저 ‘계피’, ‘육계’, ‘시나몬’, ‘카시아’ ‘카넬라’ 등 시나몬의 여러 이름과 정확한 분류에 대해 알아보자. 우리나라에서 흔히 ‘계피’라고 부르는 건 녹나무과 녹나무속 육계나무의 껍질을 뜻한다. 학명으로는 Cinnamomum cassia 이고, 영어로는 ‘카시아’, 또는 ‘중국 시나몬’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어린 가지는 ‘계지’, 가운데 부분만 모은 걸 ‘계심’이라고 하며 각각 다른 용도의 한약 처방에 쓰인다. 주변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계피가루’는 이 육계나무, 카시아 계피의 나무껍질을 분쇄한 가루이며, 베트남이나 중국, 인도네시아에서 수입하고 있다.

 

한편 ‘실론 계피’는 주로 스리랑카에서 생산되며 카시아 계피에 비해 가격이 훨씬 비싸다. 육계나무와 같은 녹나무속이지만 ‘실론계피나무’라는 다른 종이며, 학명은 Cinnamomum verum 인데, 여기서 verum 은 ‘참된 것’, ‘진정한 것’을 의미한다. 영어로는 ‘실론 시나몬’, ‘트루 시나몬’, ‘스위트 시나몬’ 이라고 부른다. 이 글에서는 육계나무의 ‘카시아 계피’, 그리고 실론계피나무의 ‘실론 계피’를 필요에 따라 구분하며, 이들을 합쳐서 ‘계피’로 지칭한다.

 

카시아 계피는 맵고 알싸한 느낌이 세며 약효가 강한 편인데 반해, 실론 계피는 부드럽고 달콤한 느낌을 주며 약재로는 거의 쓰지 않고 제과 제빵에 주로 쓰인다. 특히 주의할 점은 카시아 계피에 다량 함유된 ‘쿠마린’ 성분인데, 과도하게 섭취할 경우 간에 부담을 준다. 실론 계피의 쿠마린 함량은 높지 않지만, 모든 종류의 계피에 있어 공통적인 특징으로 몸을 따뜻하게 하는 작용이 있어서, 평소 열이 많은 체질에는 맞지 않을 수 있다. 또한 드물게는 알레르기 반응을 나타낼 수 있으므로 어떠한 경우에도 한 번에 너무 많은 양을 섭취하거나 장기간 복용하지 않도록 주의한다.

 

오랜 역사 속에서 계피는 후추, 정향과 함께 주요 향신료로 매우 귀한 고급품으로 여겨졌다. 원산지인 인도 및 동남아 지역으로부터 극히 한정된 수량만이 험난한 경로를 거쳐 중동과 유럽으로 유통되었기 때문에, 무려 금과 상아에 맞먹을 정도로 값이 비쌌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미라를 방부 처리하고 향수를 만드는 데 쓰였으며, 그리스인들은 신전에 바치는 선물로 활용하였고, 로마에서는 은보다 15배가 넘는 가격으로 거래되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이후로도 계속된 그 희소성과 높은 값어치 때문에 15~16세기 유럽의 탐험가들에게 신대륙을 찾아 나서게 한 계기가 되기도 했다.

 

옛 사람들에게 계피가 이토록 높은 인기를 끌었던 까닭은 무엇일까? 계피가 지닌 효능과 특징에 대해 살펴보면 바로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달콤하면서도 톡 쏘는 맛과 쓴맛을 동시에 지니고 있는 계피는 음식의 맛을 한층 끌어올려주며, 항균 및 항바이러스 작용을 해서 육류의 부패 진행 속도를 늦춰준다. 또한 몸을 따뜻하게 하고 신진대사를 촉진시켜 혈액순환을 도우며, 위액 분비를 도와 소화가 잘 되도록 한다. 혈당을 알맞게 조절하고,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어 당뇨 및 성인병을 예방하는 역할도 한다. 또한 항산화 효과가 뛰어나고, 염증을 완화시키며, 면역력을 높이고 호흡기 건강을 유지하도록 한다. 알츠하이머병을 예방하고 뇌의 활동을 증진시킨다는 연구결과도 발표되어 있다.

 

이처럼 여러모로 이로운 역할을 하는 계피를 섭취하는 방법은 매우 다양하다.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 등 가족 및 친구들이 모일 기회가 많은 12월, 여럿이 한 자리에 모여 담소를 나누며 마시기 좋을 만한 세계 각국의 음료들을 모아 함께 소개한다. 온화하고 달콤한 매력의 계피와 더불어, 모두가 더욱 따뜻하고 포근한 겨울을 맞이하시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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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따뜻한 와인 (뱅쇼, 글루바인, 물드와인)

레드와인에 과일과 향신료를 넣고 끓여 만든 음료. 프랑스에서는 뱅쇼(vin chaud), 독일에서는 글루바인(gluhwein), 영국에서는 물드와인(mulled wine)으로 부르는데 모두 ‘따뜻한 와인’이라는 뜻이다.

- 만드는 법 : 주전자나 냄비에 달지 않은 레드 와인을 넉넉히 붓고, 계피, 정향, 클로브 등 다양한 향신료를 더한 후, 오렌지, 사과, 배, 귤 등 과일 조각을 추가하여 약한 불에 오랫동안 뭉근히 끓인다. 단맛을 원한다면 꿀이나 잼을 더한다. 오렌지껍질이나 귤껍질을 더하면 더 향이 풍성해진다.

 

2) 마살라 차이

인도식 밀크티. 힌디어로 차이는 ‘차’를 뜻하며, 마살라는 ‘향신료’를 의미한다. 직역하면 ‘향신료 차’, 상황에 따라 들어가는 향신료 종류나 재료의 비율은 조금씩 달라지지만, 되도록 물과 우유를 동량 혹은 우유를 더 많이 넣고, 계피와 생강은 넉넉히 넣어야 더 맛이 좋다.

- 만드는 법 : 작은 냄비에 물과 홍찻잎을 넣고 끓이다가 계피, 생강, 카다멈, 후추, 팔각, 정향 등 다양한 향신료를 더해 잘 우러나도록 팔팔 끓인다. 우유 (혹은 두유)와 설탕을 넣고 좀 더 끓인 후 거름망에 걸러서 뜨겁게 낸다.

 

3) 모주

: 여러 한약재를 넣고 팔팔 끓여 향을 우러낸 막걸리. 원래는 술을 담그고 남은 술지게미로 만들었다고 하지만, 구입하기 쉬운 시판 막걸리로 간단하게 만들 수 있다.

- 만드는 법 : 냄비에 막걸리를 붓고 계피, 감초, 대추, 생강, 배, 칡 등을 골고루 넣은 다음 약불에 은근히 오래 끓인다. 흑설탕 혹은 과일청을 더해서 단맛을 적당히 조절한다.

 

 

글 강수희 (허벌리스트. 생활 속에서 쉽게 활용할 수 있는 허브의 이로움을 ‘곰과 호랑이 허브(@bear.tiger.herb)’와 ‘안녕코너샵(@hi_corner_shop)’을 통해 공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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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설명  : 1915년 미국의 향신료 회사인 ‘맥코믹’에서 출간한 '향신료' 책에 실린 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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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솔밧
곰과 호랑이 허브2023. 12. 23. 23:47


곰과 호랑이 허브의 신상품 ^_^ 
넉넉한 1회 분량씩 담은 '샘플용 티백'을 만들게 된 이야기, 그리고 티백을 우리는 자세한 방법을 소개합니다~!

 

 


'곰과 호랑이 허브'에서 만드는 블렌딩 허브차들은 그동안 쭉 잎차 형태로 판매해왔는데요, 허브차를 처음 접하는 분들께 좀 더 쉽게 다가갈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그리고 가볍게 주변에 선물로 건네고 싶다는 기존 손님들의 요청에 힘입어 :-) 1회 분량씩만 담은 '맛보기 샘플'을 출시하게 되었습니다.

기존 올렸던 '허브차 우리는 방법' 글에서 자세히 설명했듯, 가볍게 마실 수 있도록 제가 권장하는 1회 분량은 약 1g 안팎인데요, 이번 티백 샘플은 넉넉하게 2g씩을 담았어요. 큼직한 텀블러 혹은 500ml 이상 티포트 하나에 알맞은 분량입니다.  

우리는 물의 온도는 80도 정도로, 너무 팔팔 끓는 물은 허브차의 섬세한 향이 증기와 함께 휙 날아가버리기 쉽거든요. 우리는 시간은 4~5분 정도가 좋고요.

덧붙여서, 찻잎이 들어 있는 종이티백은 제가 오래 전부터 애용해오고 있는 독일산 '티색 T-SAC' 이라는 제품인데요, 무표백 종이 펄프 소재여서 환경호르몬 걱정 없이 쓸 수 있고, 종이맛이 나지 않아서 좋더라고요. 이미 거름망과 티포트 같은 다구가 있어서 티백이 필요 없다면, 찻잎만 꺼내서 우린 다음, 티백은 잘 보관하셨다가 다른 찻잎을 담아 외출용/여행용으로 쓰면 좋을 거예요. 저도 1회 분량씩 찻잎을 담아 가방에 챙겨 다니다가, 바깥에서 차 마실 일이 있을 때 유용하게 잘 쓰고 있답니다. 

맛있게 드셔요 :-)

 


   

Posted by 솔밧
곰과 호랑이 허브2023. 12. 21. 22:52

 

'곰과 호랑이 허브'의 허브차들은 모두 잎차(loose leaf tea)에요. 흔히 볼 수 있는 티백(tea bag)과 달리, 찻잎을 거르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거름망이나 티포트처럼, 차 우리는 도구가 아예 없는 분들, 티백만 경험해보았지 잎차가 처음인 경우에는, 어떻게 차를 우려야 하는지 몹시 난감해하시더라고요. 오래 전에 적어두었던, '티백 없이 차 우리는 방법' 글을 옮기고 상세한 설명을 더해 다시 올려봅니다 ;-)

 

 

 

1. 제가 쓰는 도구는 '1) 티포트, 2) 찻잎 거름망, 3) 찻잔, 4) 거름망을 받칠 작은 접시'입니다. 

 

* 혹시 찻잎 거름망이 없다면, 티포트를 두 개 준비합니다. 

* 혹시 티포트가 없다면, 따르기 쉬운 큰 그릇이나 (음식 냄새가 배지 않은) 깨끗한 냄비도 괜찮아요.

 

 

 

2. 찻잎의 양과 물의 온도 :

 

1) 허브차의 경우,

- 티포트 500ml 분량을 우릴 때, 밥숟가락 적당히 한 번 (약 1그람) 넣으면 알맞습니다.

- 1컵 (약 2~300ml) 만 우릴 땐, 작은 티스푼 가볍게 뜨면 알맞을테고요

- 물의 온도는,  팔팔 끓는 100도보다 좀 낮은, 80도 정도가 적당해요. 저는 다 끓은 물에 찬물을 조금 더해서 온도를 낮춘답니다.

 

 

2) 홍차의 경우,

- 잎의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500ml에 밥숟가락 한 번 (약 3~4그람, 홍차잎은 허브잎에 비해 무거워서, 같은 부피여도 무게가 더 나갑니다) 을 기준으로, 취향에 따라 알맞게 조절하시면 됩니다.

- 물의 온도는 대체적으로 팔팔 끓는 100도가 좋아요. 차의 종류에 따라서 달라지는데, 포장지에 적힌 안내문을 잘 살펴보세요.

 

 

3. 차 우리는 시간 :

 

1) 허브차의 경우,

- 우리는 시간으로 약 5분 안팎을 권합니다. 뚜껑은 꼭 닫으시는 게 좋아요. 향기도, 허브의 유효성분이 증기와 함께 날아가기 쉽거든요.

- 계속 우리면 너무 진해지므로, 적당하게 우려낸 다음 거름망을 빼냅니다. 저는 허브차를 5분 정도 우리고 건져낸 다음, 거름망째로 잘 두었다가 나중에 한 번 더 우립니다. 재탕은 첫번째에 비해 연한 느낌이지만,  꽤 괜찮아요.  

 

 

2) 홍차의 경우,

- 홍차는 적당한 시간이 지나면 바로 쓴맛이 우러나기 시작하므로 꼭! 시간을 잘 맞춰야 해요. 일반적으로는 3분 안팎이지만 자잘한 잎은 더 짧게, 커다란 잎은 더 오래 우립니다. 종류에 따라 우리는 시간이 달라지므로, 포장지에 적힌 설명을 꼭 참고하세요. (핸드폰 타이머를 맞춰두고) 우리는 시간을 최대한 정확히 지키셔야 해요. 

 

 

 

* 거름망이 없는 경우, 찻잎이 담겨 있는 티포트나 그릇에서, 다른 데로 옮겨 담으세요. 무거운 잎은 가라앉을텐데, 가벼운 잎들은 둥둥 뜰 거예요. 그래서 찻잎을 걸러줄 체가 있으면 좋은데요, 만약 아무 것도 없다면! 그냥 후후 불어가며 드시면 됩니다. (찻잎, 드셔도 괜찮아요~) (근데 허브차의 경우 아마 많이 불편할 거에요..)

 

* 자주 차를 우려드실 경우엔, 거름망과 티포트가 마땅하게 갖추어져 있다면 훨씬 편리하겠지요. 가까운 다*소 같은 생활용품점에서도 구입할 수도 있고요, 혹은 마음에 쏙 드는 멋진 티포트를 찾아서 스스로에게 선물해보는 건 어떨까요? 티타임의 좋은 친구가 되어줄 거예요.

  

 

향긋한 차가 준비되었네요, 맛있게 드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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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쇄용) 간략히 정리한 _ 허브차 우리는 방법

https://bit.ly/3qHvbXl

Posted by 솔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