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브편지2026. 1. 2. 10:23

곰과 호랑이 허브 _ 계절의 허브편지

: 허브를 다루면서 떠올린 생각들, 널리 나누고픈 이야기들을 친구에게 편지쓰듯 적어봅니다 ;-)

(때로는 허브 꾸러미를 받아보시는 분들께 전달하는 알림이기도, 그저 허브에 관한 두런두런 다양한 이야기들이기도, 그때 그때 조금씩 달리 꾸려가고 있어요~)

1호 늦여름의 허브편지 https://blog.naver.com/vertciel/222467529305

2호 초가을의 허브편지 https://blog.naver.com/vertciel/222507869910

3호 한겨울의 허브편지 https://blog.naver.com/vertciel/222625100427

4호 가을날의 허브편지 https://blog.naver.com/vertciel/222893096062

5호 (다시 돌아온) 한여름의 허브편지 https://blog.naver.com/vertciel/223549060895

6호 (또 다시 돌아온) 초여름의 허브편지 https://blog.naver.com/vertciel/223875842690

7호 오랫동안 적은 허브편지 https://blog.naver.com/vertciel/223938777476

 

 

안녕하세요! 2026년의 첫날, 뒤늦은 겨울 꾸러미 발송완료 안내 메일 겸 새해 안부인사를 띄웁니다 ^_^ 위 사진은 오늘 아침 저희 동네 뒷산 '장군봉'에서 본 해돋이 장면이에요. 매년 새해 첫날 일출을 보러 산에 오르신다는 저희 동네 어촌계 계장님과 함께였는데요, 꼭대기에 있는 산신각과, 최영 장군을 모신다는 사당 앞에서 계장님과 저와 패트릭, 셋이서 나란히 절을 올렸습니다. '얼마 전 마을에 이사를 왔습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잘 돌봐주셔요.' 마을의 지킴이 어르신들께 인사를 드리고나서, 새해 첫날의 해가 떠오르는 멋진 풍경을 한참 바라보았어요. 살짝 춥긴 했지만 바람은 잔잔하고 풍경은 아름답고, 긴긴 여정 끝에 마침내 이곳으로 와서, 정말로 뿌리를 내리게 되어서 참으로 좋구나, 앞으로 펼쳐질 날들이 기대되는구나... 저 아래 잔잔한 바다의 물결들처럼 제 마음도 평화롭게 일렁였습니다 :-)

이번 블렌딩 '하늘을 올려다보는 몸짓'을 우려서, 한 모금 머금은 채 이 글을 적고 있어요. 구수하고 담담하면서 덩달아 순해지는 느낌이 들어서, 차분한 마음으로 늦은 밤에 마시기 참 좋더라고요. 일반적인 '허브티'의 느낌과는 다른 분위기이기도 해서, 허브 친구분들께는 어떻게 가닿았을지 궁금합니다. 차의 이름 (그리고 경이로운 표정으로 하늘을 올려다보는 곰돌이 그림)은 다시 봐도 흐뭇&뿌듯 무척이나 마음에 들고요. ^.^ 매일 밤하늘을 올려다볼 때마다 '이번 블렌딩 이름을 참 잘 지었군' 스스로를 칭찬하고 있답니다. 저희 동네에서 올려다보는 밤하늘은 오늘처럼 맑은 날이면 별이 총총 반짝반짝 아름답게 빛나서, 늘 만나는 풍경인데도 감탄을 멈출 수가 없어요. 겨울답게 쨍하게 차가운 공기 덕분에 오래 밖에 머물긴 어렵지만, 이렇게 아름다운 하늘을 볼 수 있으니 얼마나 기쁜 일인지를 자주 떠올리게 됩니다.

사실, 맨 처음 블렌딩을 구상하면서 후보로 찜해두었던 이름은 '민들레 마음'이었어요. 민들레가 큰 몫을 차지하는 주인공이기도 하고, 준비하는 동안 알게 된 시를 소개하고 싶었거든요.

 

1)

슬플 때는 민들레를 보라.

민들레 씨앗이 각기 신탁을 받고 팔방으로 날아가는

저 기쁜 모습을 보라.

무엇으로 저 아름다움을 나타낼 수 있으랴.

2)

마음을 가지고 태어났다.

이토록 고귀한 것이 있으랴.

그리고 이 마음을 나쁘게 쓴다.

이토록 상심할 수 있겠는가.

제일 중요한 것은

이 마음에

꽃을 피우는 것.

작은 꽃이라도 좋다.

자신의 꽃을 피우고

부처님 앞에 들고갈 일이다.

'사카무라 신민(坂村真民)'이라는 일본 시인의 작품인데요, 야마오 산세이님의 책을 읽다가 처음 그 이름을 알게 되었어요. 단순하면서도 온기가 듬뿍 담긴 작품들이 무척 좋더라고요. '마음에 꽃을 피우는 것' - 작은 꽃이라도 좋으니, 자신만의 꽃을 피워내는 일. 새해 첫날 깨끗한 새 마음에 새겨놓으면 좋을, 틈틈이 떠올리면서 거듭 기억하고픈 아름다운 구절을 나눕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PgnKjHvRAAY

 

 

이번 허브편지에도 베아저씨(베토벤^^) 의 아름다운 음악을 함께 담아서 띄워요. 교향곡 9번 '합창', 연말마다 연주되는 이 작품에 그다지 관심이 없던 시절도 있었는데요, 몇 해 전부터 베아저씨의 열성팬이 되어버리는 바람에, 1시간 남짓한 긴 교향곡을 생각날 때마다 여러 버전으로 찾아서 듣곤 해요. (단순작업의 배경음악으로도 아주 좋아요! '1시간 동안 집중하기!' 타이머처럼 활용합니다 ^^ 위의 영상은 어제 막 업로드된, 2017년 드레스덴 필하모닉의 공연 영상인데요, 음질도 좋고 광고도 많이 뜨지 않아서 좋더라고요.)

처음엔 너무 어렵기만 했던 합창 부분 독일어 가사도 이제는 어렴풋하게나마 들리게 되었는데요, 제가 특히 좋아하는, 4악장 중간의 트라이앵글 소리가 짤랑짤랑 경쾌하게 울려퍼지는 부분의 가사가 마침 이번 허브편지에서 언급한 여러 내용들과 연결되는 것 같아서 참 반가웠어요. * 위 영상에서는 52:00 부터 들어보세요.

환희여, 수많은 별들이 행성들이 창공을 가로지르듯

환희여, 천국의 영광스러운 계획을 따라 태양이 창공을 날아오르듯

형제여, 그대들의 길을 달려라

기쁨 속에서 영웅이 승리를 향해 달려 가듯이

 

 

 

아직 국화가 피어있던 11월 하순 어느 날, 아침볕 받으며 티타임을 누리며 담아본 사진입니다. 그림자가 길게 길게 늘어지는, 나지막한 겨울해가 건네는 온기는 어쩐지 더 따사롭게 느껴지지요. 원래는 이번 꾸러미의 특별한 '선물'로 함께 띄웠던, 비파나무잎의 사진을 잘 담아보고 싶었는데 깜빡했네요. 오래 전부터 꼭 써보고 싶었던 (일본에서는 약용으로 널리 판매되고 있더라고요) 비파나무잎을 옆집 아주머니의 가지치기 덕분에 한아름 풍성하게 건네받았어요. 진초록빛 잘생긴 나뭇잎을 다듬으면서 즐거워하다가, 이 아름다운 선물을 혼자서만 누릴 게 아니라 널리 함께 나눌 수 있다면 좋겠다! 떠올리고서 두꺼운 책 사이에 끼워 잘 말렸지요. 책갈피 용도로 쓰셔도 좋을 테고요, 따뜻한 물에 우려 차로 드셔도 좋답니다.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4346324&cid=46694&categoryId=46694

 

에고고.. 허브편지는 적다보면 계속 쓰고픈 말들이 생겨나서 매번 이렇게 왕수다쟁이가 되어버리고 마네요. 따뜻한 난로 옆에 앉아 베아저씨의 음악을 돌려들으며 즐거운 마음으로 적었던, 새해 첫날의 허브편지를 마치겠습니다. 몹시 추운 계절이지만 마음만큼은 늘 따사롭게, 온기를 가득 품고 기분 좋은 1월을 보내세요. 겨울이 끝나갈 즈음, 봄의 꾸러미 소식을 들고서 다시 찾아뵐게요. 새해 복 많이많이 받으셔요! ^___^)/

 

https://stib.ee/C5eK

 

겨울채비 꾸러미, 잘 받아보셨는지요 :-)

'하늘을 올려다보는 몸짓' 허브티 이야기

stibee.com

 

'허브편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봄마중 꾸러미를 보냈습니다! (+ 긴긴 이야기들)  (0) 2025.03.15
가을날의 허브편지  (0) 2022.11.05
이른봄의 허브편지  (0) 2022.03.19
한겨울의 허브편지  (0) 2022.01.18
초가을의 허브편지  (0) 2022.01.10
Posted by 솔밧
블렌딩 허브티2025. 12. 29. 17:50

 

 

새로운 계절이 찾아올 때마다, 그 시기에 알맞게 블렌딩한 '계절의 허브티' 그리고 '허브편지'를 함께 담아 띄워보내는 '허브 꾸러미' 정기구독 서비스, 2023년 1월 처음 시작된 이후로 쭉 이어지고 있습니다. (일년 365일 24시간 언제나 구독신청 가능합니다 ^ㅇ^)

 

* 허브 꾸러미 정기구독 신청 페이지 https://docs.google.com/forms/d/e/1FAIpQLSctn_m2As1PJ2ns_xU234OFXqro05n6ahFEAc_V3LaHhc6geg/viewform?usp=header

 

아래는 2025년 12월 계절의 허브티 '하늘을 올려다보는 몸짓' 꾸러미에 함께 보낸 허브편지, 블렌딩 노트입니다.

 

 

 

계절의 허브티 11 _ ‘하늘을 올려다보는 몸짓’

2025. 12. 8

 

 

안녕하세요! 꼭 가을날처럼 포근했던 ‘대설’ 다음날 아침, 어스푸레한 새벽에 일어나서 노트북을 열었습니다. 올해 쭉 이어지고 있는 이곳 통영의 집수리 작업은 아직 완성이 되려면 한-참 남았지만, 대전의 집+작업실 계약이 끝나서 짐을 다 옮겨야 하고, 그게 다음 주여서 몹시 바쁜 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런 때일수록 몸도 마음도 평화롭도록, 바쁨의 소용돌이에 빠지지 않도록 내 안을 잘 들여다보고, 그러는 동시에 필요한 일들을 잘 점검해가며 차분히 발걸음을 내딛어야겠다고 마음먹고 있습니다. 늘 제게 커다란 기쁨과 보람과 즐거움을 주는, 어느덧 횟수로 열 번이 넘어가며 좀 더 익숙하고 편안해진 꾸러미 발송 준비 작업이 이 분주한 날들 가운데 작은 쉼표가 되어주는 것 같네요.

 

이번 블렌딩의 이름은 정혜윤 피디님의 ‘책을 덮고 삶을 열다’ 속 문장으로부터 왔어요.

 

“나는 칠레의 별 이후 우리 인류에게는 영원할 몸짓인 하늘을 올려다보는 몸짓을 가진 인간족의 한 명이 되었다. 나는 매일 밤하늘을 본다. 매일 밤의 하늘은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순간에조차 그날의 하늘을 불러온다. (...) 심한 스트레스 속에 살지만, 찬란함 없이 살지만, 하늘을 올려다볼 겨를도 없이 살지만 실은 인간은 영혼을 가지고 있고 그 영혼의 호소에 대답해줄 것이 필요하므로 별은 있어야 한다.”

 

어릴적 집에 있던 백과사전 전집 중 가장 즐겨 읽었던 게 ‘우주’편이었는데요, 그때 처음으로 ‘겨울철 별자리가 가장 화려하다’는 걸 알게 됐어요. 위풍당당한 오리온자리의 리겔과 베텔기우스, 푸른빛이 감도는 시리우스, 북두칠성과 플레이아데스 성단.. 아름다운 별 이름들을 외워가며 ‘장래희망 천문학자!’ 꿈을 키워가던 어린 시절이 떠오릅니다. 이후 저 자신이 수학과 과학에 너무도 취약하다는 걸 알아가면서 서서히 그 꿈은 저물고 말았지만.. 그때 익혔던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별을 찾는 습관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어요. 어설프게나마 열심히 그려본 이번 패키지의 그림 ‘하늘을 올려다보는 곰돌이’처럼, 고개를 한껏 뒤로 젖히고 오래오래 겨울철 밤하늘의 별들을 바라보는 시간을 누려보시길, 공기가 맑은 곳이라면 더욱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상상 속 눈부신 별들을 헤아려보면서, 겨울만의 차갑고 산뜻한 공기를 가슴 깊이 담아보시기를 권합니다.

 

 

* 잡지 <어린이 과학동아>에 실린 겨울하늘에 관한 글을 함께 읽어보셔요 ->

https://blog.naver.com/ksdsuper/223786258780

 

4계절 중 가장 빛나는 겨울의 밤하늘!

겨울철 밤하늘은 다른 계절에 비해 별빛이 유난히 밝게 보여요. 왜 그럴까요? 첫째로, 겨울 하늘은 햇빛의 ...

blog.naver.com

 

https://blog.naver.com/ksdsuper/223786258807

 

별 중의 별, 시리우스

시리우스는 ‘눈부시게 빛나는’이라는 뜻의 그리스어에서 유래했어요. 말 그대로 지구에서 볼 수 있는 가...

blog.naver.com

 

 

 

민들레 뿌리,

쑥, 토끼풀, 질경이, 라벤더, 민트, 당귀, 황기, 작약, 카다멈, 실론 시나몬, 로즈힙, 레몬버베나, 레몬그라스, 메리골드, 엘더플라워, 로즈제라늄, 장미, 귤피

 

이번 블렌딩에 들어간 재료들인데요, 민들레 뿌리가 아주 많이 들어가서 글자 크기도 키워봤어요. 전체 블렌딩 비율 중 약 1/3을 민들레 뿌리가 차지하는데요, 이번 허브티의 전체적인 인상 - 구수한 듯 따스하고도 달큰한, 흙 같기도 하고 한약 같기도 한 느낌이 민들레로부터 비롯되었답니다. 지난 11/7~30일까지 공주 연미산자연미술공원에서의 ‘잡초 약방’ 전시를 진행하면서, 원래도 즐겨 썼던 ‘잡초’들 - 민들레, 쑥, 토끼풀, 질경이를 더 자세히 들여다보게 되었고 더 많이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네 가지 잡초들 중에서 특히 겨울철 블렌딩에 잘 어울릴 만한 주인공으로 민들레를 골랐는데요, 민들레는 해독, 항염증 작용, 장 건강 증진, 소화 촉진 등의 여러 이로운 역할을 합니다. 말썽꾼 ‘잡초’가 아닌 고마운 ‘약초’로, 자연과 사람이 더 조화롭게 사이좋게 연결되길 바라며 전시를 꾸렸고 이번 블렌딩에도 그 마음을 담았습니다.

 

‘잡초 약방’ 전시장에서는 딱 네 가지 잡초들로만 구성한 ‘잡초 블렌딩’을 담아 나눠드렸는데요, 단순하고 담백한 맛의 그 블렌딩도 무척 좋았지만.. ‘보다 맛있는 허브티’를 추구하는 ^.^ ‘곰과 호랑이 허브’의 계절의 블렌딩에서는 다른 종류의 허브들을 여러 종류 더 보태보았습니다. 겨울철이면 늘 손발이 차가워서 고생하는 저를 비롯한 주변 친구들을 떠올리면서, 온기를 전해줄 따뜻한 느낌의 한방 재료들을 넉넉하게 더했어요. 당귀는 전체 비율에서는 꽤 적은 분량을 차지하는데도 향기가 확 느껴지지요. 혈액순환에 좋은 쑥과 황기와 작약도 듬뿍 들어갔고요, 너무 한약 맛만 느껴지면 곤란하니까, 향기로운 서양 허브들 중에서도 특히 꽃 허브들을 여러 종류로 넣었어요. 샛노랑&주황빛이 고운 메리골드 꽃잎 그리고 로즈 제라늄은 저희 통영집 텃밭에서 거둔 것이랍니다. 너무 묵직하기보다는 조금 더 가벼움과 산뜻함을 더하고 싶어서 민트와 레몬그라스, 레몬버베나를 더하며 마무리했고요.

 

앞에서 언급한 정혜윤 피디님의 책 <책을 덮고 삶을 열다> 에는 아름다운 구절들이 아주 많이 등장해요. 책의 수많은 페이지들에 밑줄이 짙게 그어졌답니다. 제 허브 친구 여러분들께도 나눠드리고픈 문장 - ‘좋아하는 삶을 살 방법은 그것에 대해 자꾸 이야기하는 것밖에 없다’ : 진심으로 좋아하는 것들에 대해 자꾸 이야기 나누는, 그러면서 더 행복해지고 더 아름다워지는, 풍성하고 따사로운 12월을 보내시길 바랍니다. 그 시간들에, 이번 ‘하늘을 올려다보는 몸짓’이 담긴 따뜻한 찻잔이 함께하기를 바랍니다 :-)

 

 

 

Posted by 솔밧
블렌딩 허브티2025. 10. 14. 09:39


쑥, 민트, 조릿대, 산초잎, 차조기, 레몬그라스, 타이바질, 로즈제라늄, 수레국화
 
: 10/25 공공디자인페스티벌 '공존하는 차담' 워크숍을 위해 제작한 허브티입니다. 양평 종합재미농장에서 거둔 쑥과 민트, 대전과 통영의 작은 텃밭에서 난 차조기와 레몬그라스와 타이바질과 로즈제라늄, 하동의 깊은 숲속에서 온 조릿대와 산초잎을 블렌딩했습니다.

 

 

https://booking.naver.com/booking/12/bizes/596441
 
"풀이 지긋지긋할 때도 있지만 그 모든 풀이 결국 이 땅의 생태계를 이루고 우리가 먹는 작물이 되어 돌아올 것이라 생각하고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가지려 애쓴다. 그리고 그냥 잡초로 흘려보내지 않고 풀 이름을 찾아 기억하려 한다."

여름날 종합재미농장을 찾아갔을 때 집 옆, 밭 옆 곳곳마다 자라나고 있는 풀들이 참 어여쁘구나 생각했습니다. 풀을 아끼고 또 고마워하는 농부님들의 고운 마음을 허브티로 잘 담아내고 싶었어요. 다만 쑥과 민트 두 종류만으로는 풀의 매력을 충분히 담아내기가 어려워서, 어떻게 맞추어가면 좋을까.. 제게 있는 허브들을 조금씩 더해보기로 했습니다. 작년 봄부터 슬렁슬렁 가꿔온 대전 작업실 옆 작은 텃밭에서 튼튼하게 자라난 차조기를 더해보고, 한창 이주 준비 중인 통영집 옆 텃밭에 심은 레몬그라스와 타이바질도 추가하고, 하동 깊은 산속에서 온 조릿대잎과 산초잎도 넣어가며 여러 블렌딩을 시도해보았습니다. 어딘가 허전한데.. 너무 쓴 것 같은데.. 좀 더 향기가 풍성했으면 좋겠는데.. 고민하다가, 향긋한 로즈제라늄을 살짝 더하고나니, 풀들의 풋풋하고 산뜻한 향기를 품고 있으면서 어딘가 꽃내음도 살짝 느껴지는, 마치 풀숲을 걷고 있는 듯한 블렌딩이 만들어졌어요. 마지막으로 아름다움을 위해 아껴두었던 파란 수레국화 꽃잎을 더했습니다 :-)

 

다정한 다정님으로부터 이번 허브티 제작 의뢰를 받고나서부터 '공존차담'이라는 임시 이름을 붙여 부르고 있었지만, 마음을 듬뿍 기울여 정성껏 만든 이 특별한 허브티에 꼭 알맞는 이름을 붙여주고 싶어서 생각을 더 이어갔습니다. 오래 전부터 '오솔길'이라는 단어를 쭉 좋아해왔는데요, 이번 워크숍 대화를 준비하면서 종합재미농장도 시티애즈네이처도, 평탄한 길이라거나 쭉 뻗은 길이 아닌, 구불구불 좁다란 오솔길을 걸어가고 있구나, 하고 떠올렸어요. 느리고 오르막 내리막도 많고 때로는 걷기 쉽지 않을 때도 있지만, 그만큼 재미도 기쁨도 아름다움도 더 많이 발견할 수 있는 호젓한 오솔길. 새소리가 들려오고 풀내음이 풍겨오고 잎사귀 사이로 햇빛 그림자가 잘게 부서지는 오솔길을 느긋하게 걷는 순간을 상상하면서, 여유롭게 천천히 음미하시길 바랍니다. 

 

 

-

 

 

워크숍 예약 페이지

https://booking.naver.com/booking/12/bizes/596441

 

 

Posted by 솔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