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숍2022. 11. 6. 17:26

['곰과 호랑이 허브' _ 찾아가는 허브 수업]


: 2022년 11월 현재, '곰과 호랑이 허브'는 아쉽게도 사람들을 맞이할 수 있는 작업공간이 따로 없는 상황이에요. 대신 준비물들을 잘 챙겨서, 꼭 허브 마법사처럼, 큼직한 허브 보따리를 들고 곳곳으로 돌아다니며 작은 수업을 열고 있습니다.


진행 가능한 수업은 크게 세 종류인데요,

 

1) 허브와 식물 이야기
- 처음 허브 일을 시작하게 된 계기와 그동안 걸어온 이야기들 (+ 사진 슬라이드쇼) 
- 허브와 식물 관련 책들, 감명 깊고 울림이 큰 문장들을 모아 소개해요.
- 수업 2,3에서처럼 직접 만드는 체험은 없고, 나눠드릴 프린트물 자료를 준비해갑니다.

 

2006년도의 첫 배낭여행 때 찾아갔던 스위스 루체른의 티샵

 

2) 나만의 허브차 블렌딩 워크숍
- 허브의 다양한 쓰임새 안내
- 허브차 블렌딩의 기초
- 약 10종류의 허브들을 활용한, 나만의 허브차 블렌딩 만들기

 

 

 

3) 아로마테라피 DIY 워크숍
- 아로마테라피의 기초 및 상세한 사용법 안내
- 약 10종류의 에센셜오일을 활용한 나만의 향기 만들기
(향기 오일을 기본으로, 공기정화 스프레이, 데오도란트 등 필요에 따라 선택 가능)

 

 

 

: 각각의 수업들 모두, 참여인원 5~10명을 기준으로 자유롭게 바뀔 수 있고, 수업 시간은 약 2시간 정도, 수업 비용은 개별 문의 바랍니다 ^__^

 

: 저(강수희)는 한국허브협회 허벌리스트 1급 자격증이 있고, 2018년부터 약 40여 차례, 곳곳에서 다양한 수업들을 진행해오고 있어요.

 

 

* 수업 후기 모음 😉 
2020년 맨발동무도서관 _ '길 위의 인문학' https://bit.ly/3E3YEi8
2019년 일본 오사카 _ '아시아 북 마켓' https://blog.naver.com/vertciel/221598718217

 

* '곰과 호랑이 허브'에 궁금한 점이 있거나, 무언가 저와 함께 벌이고픈 일이 있다면, 아래로 연락주세요. ^__^ 
suhee@finalstraw.org / 공일공-4462-3688

Posted by 솔밧
워크숍2022. 11. 6. 09:17
 
 
 
 
 
 

 

줄곧 생각만 해왔던 '곰과 호랑이 허브'의 인스타 계정을 만들었다. 오랫동안 거의 손을 놓고 있었던 '곰과 호랑이 허브' 일에 더 진지해지기로, 더 몰두해보기로 마음먹고 있다. 계기는 지난 10/26일날 열렸던 이응노 미술관에서의 허브차 워크숍, 그리고 서울서 만났던 오랜 벗 지영과의 긴 대화. 잊지 않고 잘 기억해두고 싶어서, 간단하게라도 후기를 남겨본다 ;-) 

 

매달 마지막 수요일 이응노미술관에서 열리는 '문화가 있는 날' 프로그램을 쭉 맡아 진행하고 있는 '쌍선힐링쎈타' 은선의 초대 덕분에 이번 자리가 만들어졌다. 그동안에는 허브차 수업 한 회당 약 2시간 넘게 진행해왔는데, 이번에 주어진 시간은 1시간 남짓. 수업 내용을 싹 다듬고 더 가뿐한 워크숍으로 꾸렸다. 재료의 가짓수도 확 줄였는데, 정작 준비에는 평소보다 훨씬 더 오래 걸렸다. 그동안 안 예쁘고 안 좋은 걸 알면서도 편리하니까 어쩔 수 없다고 여기면서 재료를 담는 데 써왔던 투명 지퍼백 봉투 대신, 틈틈이 모아둔 재사용 유리병으로 싹 교체하면서 씻어 말리고 다시 담고 새 이름표를 붙였다. 품은 많이 들었어도, 더 보기 좋고, 수업 진행도 더 편리해졌으니 옳은 선택이었다. 처음 수업을 시작하던 때 스스로에게 세웠던 원칙이 '일회용품은 쓰지 않는다. 쓰레기는 최소화한다' 였는데, 지퍼백도 계속 쓰다보면 쓰레기가 되어버리고 마니까 더 엄격하게 줄였어야 했는데.. 이제라도 바로잡게 되어 다행이로구나 싶다. 이렇게 해서 유리병 열 개, 찻잔 열여섯 개, 티포트 세 개, 숟가락들과 종이봉투와 참고도서.. 바리바리 챙기다보니 짐가방이 너무나도 무거워지고 말았다. 그래도 수업 시작 전 테이블을 꾸미며 찻잔들을 오종종 늘어놓을 때, 마음에 드는 찻잔을 고르며 즐거워하는 표정들을 볼 때, 수업을 다 마치고 나서 나온 쓰레기가 하나도 없는 걸 확인할 때, 정말로 뿌듯했다. 앞으로도 내게 중요한 가치에 있어서만큼은 고집을 굽히지 말아야겠다, 라는 다짐이 더 견고해졌다.

 

늘 그렇듯 허브차 수업은 한껏 보람차고, 또 기쁘다. 동그랗게 모여 앉은 열 명 남짓 참가자 분들 모두 허브 이야기에 귀를 쫑긋 세우고 집중해주셨고, 각자 다 다른 종류들을 골라 세상에 하나뿐인 '나만의 허브차'를 만들었다. 특히 이번 수업에서는, 다 만든 다음 들어간 재료에 맞춰 패트릭의 목판화 도장을 찍어가시도록 해서 더 재밌었는데, 지난 2월 열렸던 나라현에서의 전시 'CITY AS WEEDS 도장들을 챙겨와서 잘 활용했다. 작은 도장을 반복해서 패턴처럼 찍어내는 작업에 주된 영감을 얻게 된 배경이 바로 이응노 미술관에서 보았던 작품들이었는데.. 워크숍 시작 전 큐레이터님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패트릭이 그 내용을 언급했었나보다. 잠시 안으로 사라지셨던 큐레이터님께서, 커다란 작품집을 특별선물이라며 건네주셔서 깊이 감동을 받았다. 한껏 신난 패트릭은 허브차 테이블 옆 작은 목판화 테이블을 지키며 내내 밝은 표정으로 목판화 도장을 찍어댔다 ;-)

 

패트릭이 그렇듯이, 나 역시 진심으로 좋아하고, 그래서 널리 나누고픈 무언가에 대해 이야기할 때면, 마음이 절로 콩콩 들뜬다. 다큐 '자연농'도 그랬지만, 특히 내가 애정을 쏟고 있는 허브에 대해서는 더더욱 그렇다. 내게 참 좋았던 그 무엇이, 다른 누군가에게로 전달되어서 또 다른 '좋음'이 될 수 있다면, 그렇게 '좋음'을 더 널리 널리 세상속으로 퍼뜨려나갈 수 있다면, 얼마나 기쁘고 또 멋진 일인지. 그러니 나는 더 성실하게, 더 아름답게 이 일을 잘 이어가야 한다. 이제는 무척 오래전이라 아득하게 느껴지지만, 마음이 내키지 않는 일을 억지로 해야만 했던 시절이 내게도 있었다. 그때는 내가 하는 일 자체에 동의할 수 없었고 어딘가 꺼름칙했고 개운하지 않았다. 마음속 맨 밑바닥에서부터 차오르는, 보람 있고 행복한 일을 하고 싶다고 간절히 바랐었다. 그리고 계속해서 그 무언가를 찾아다녔고, 감사하게도 조금씩 더 찾아낼 수 있었고, 그런 일들이 차츰 나의 세계를 채워가기 시작했다. 허브 일에 있어서는 아직 걸음마 단계로 느껴지고, 그래서 여전히 가야할 길이 멀고 멀지만, 조급함이나 서두름 없이 내 속도에 맞게 잘 걸어나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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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솔밧
허브편지2022. 11. 5. 19:45
곰과 호랑이 허브 _  가을날의 허브편지

 

: 허브를 다루면서 떠올린 생각들, 널리 나누고픈 이야기들을 친구에게 편지쓰듯 적어봅니다 ;-)
 
* 지난 허브편지들
 
1호 _ 늦여름의 허브편지 https://blog.naver.com/vertciel/222467529305
2호 _ 초가을의 허브편지 https://blog.naver.com/vertciel/222507869910
3호 _ 한겨울의 허브편지 https://blog.naver.com/vertciel/222625100427
4호 _ 이른봄의 허브편지 https://blog.naver.com/vertciel/222625100427
  

 

 
 
 
 
 
 
 
 



 

1. 오랜만에 '허브편지'를 적습니다. 그새 여러 번 계절이 바뀌었네요. 이른 봄 저희는 오사카에 가서, 'The Branch' 공간을 천천히 정리한 다음, 여름의 시작 즈음 한국으로 돌아왔습니다. 곧바로 8월 초부터 시작하는 '대전과학예술비엔날레' 전시를 준비했고, 일본에서 부쳐온 짐들을 정리하며 줄곧 바쁘게 지내왔습니다. 오랫동안 머물렀던, 손수 가꾸고 돌보며 마음을 더했던 정든 집과 '주머니 텃밭'이 이제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게, 불쑥 떠오를 때마다 마음이 허전합니다만.. 그러니 더더욱 지금 머무는 이곳, 이 자리에 더 충실해져야겠다는, 아쉬움이 남지 않도록 더욱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결심을 합니다. 이번 허브편지의 첫 페이지에서는, 제 오랜 즐거운 습관, '들꽃 모둠'을 소개할게요.

주변에서 꽃과 풀들을 모아 다듬어 작은 병에 담고, 식탁에 올려두거나 곳곳에 선물하는 이 '들꽃 모둠'의 첫 시작이 언제였나 싶어, 오랫동안 소소한 기록들을 잘 모아둔 제 블로그에서 '꽃병' 단어를 검색해보았습니다. 저도 한참 잊고 있었던 이 습관의 계기가 되었던 작은 사건은 약 10년 전, 2013년 초였네요. '꽃다발 재활용' 덩그러니 방치되어 있던 꽃다발이 안타까워서, 작은 유리병을 모아다 꽃병을 만들어 널리 나누었고, 곱고 향긋한 그 존재가 참 많은 사람을 행복하게 한다는 걸 배웠습니다. 그 경험은 '봄 사세요 꽃노점상'으로 이어져서, 길에서 소박한 꽃다발을 판매하기도 했고요, 오사카에서 텃밭을 가꾸면서도 일부러 꽃을 키워 이웃들과 나누었고.. 일본의 작은 섬 메기지마에 머물던 때에도, 바다 쓰레기였던 작은 병들을 잘 씻어다 꽃을 꽂아 두루 띄워보내며 뿌듯해하기도 했습니다. 허브를 주로 다루고 있는 지금도 여전히 꽃을 참 좋아하며 늘 가까이 두고 있네요.

 

'들꽃 모둠'을 만드는 법은 무척 간단하고, 정답 없이 그저 마음껏 자유롭게 만들면 되지만, 처음 시도해보는 분들을 위해 제 소소한 팁들을 모아봅니다. 일단 꽃병으로는, 입구가 좁은 유리병을 준비하면 좋습니다. (저는 박카스, 비타500 같은 작은 병을 선호합니다.) 컵도 가능하지만 입구의 면적이 넓으면 줄기를 고정시키기가 어려워요. 다음으로, 재료들을 모아볼까요. 직접 가꾸는 텃밭이나 화분이 있다면 가장 좋지만, 없다면 산책을 나서보세요. 작은 풀, 들꽃.. 도시 안에서도 식물이 곳곳에 참 많이 살고 있답니다. 저는 학교 앞 화단, 관공서 앞 큰 화분에서 한 송이씩만, 마음속으로 '고맙습니다~' 인사를 건네며 살짜쿵 데려오기도 해요. 거둬온 재료들은 시들지 않도록 오자마자 바로 물에 꽂아두고요, 준비한 병이나 컵에 물을 채워넣은 다음, 줄기 아래쪽 잎들이 물에 잠기지 않도록, 줄기만 남기고 싹 다듬어줍니다. (물에 잠긴 잎은 금방 썩어서 꽃들도 금방 시들해져요) 

 

이제 플로리스트가 되어서 솜씨를 발휘할 차례, 재료들이 서로 잘 어울리도록 조심스레 병에 꽂아봅니다. 조금씩 높낮이를 조절해보기도 하고, 위치를 바꿔보기도 하면서, 마음에 들도록 '들꽃 모둠'을 꾸며보세요. 식물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2~3일 정도는 괜찮은 듯 해요. 매일 물을 갈아주면 가장 좋고요, 가을 국화처럼 튼튼한 꽃들은, 다른 풀과 꽃들이 시들어버리고 난 후에도 생생해서, 쭉 잘 돌보면서 같은 꽃으로 여러 번 '들꽃 모둠'을 만들어볼 수도 있답니다. 맨 아래 사진, 지난 주 데려온 보랏빛 국화가 1주일째 환히 피어있네요. 제게 그랬듯이, 이 작고 소박한 '들꽃 모둠'이, 일상 속에서 자연의 아름다움과 온기를 전달하는 소중한 통로가 되어준다면 참 좋겠습니다.

 

 

 

제가 늘 꽃을 얻어오는, 저희 동네 자전거길 입구입니다 ;-)

 

 

 

2. 올해는 봄부터 여름까지 멀리 떠나 있는 바람에 베란다 텃밭을 잘 가꾸지 못했습니다만.. 그래도 볕이 잘 들어 식물들이 쑥쑥 자라는 베란다에서 여러 식물 친구들과 함께 알찬 여름과 가을을 보냈습니다. 작년부터 보문산 자락에서 거둬와서 쭉 키우고 있는 '파란나팔꽃'은 제가 특히 좋아하는 친구인데요. 늦여름부터 가을 내내, 매일 나팔꽃 갯수를 세어보며 시작하는 아침이 무척 즐거웠습니다. 나날이 꽃이 피었다가 지고, 새로운 줄기가 쭉쭉 뻗어나가는 모습을 보는 것도 참 신기했고요. 이제는 다 시들고, 꽃 진 자리에 씨앗이 맺혀 있네요. 틈날 때마다 조금씩 거두고 있는 나팔꽃 씨앗을 널리 나누고 싶습니다. 제가 누렸던 '아침의 나팔꽃을 만나는 큰 기쁨'을 다른 분들도 함께 누렸으면 하는 바람으로, 나팔꽃 씨앗을 나눕니다. 신청해놓으시면, 언젠가 문득, 아마도 초겨울 즈음에 불쑥, 우편함으로 찾아갈 거에요 ;-) 신청 페이지는 이쪽입니다. 

 

https://forms.gle/oHUpYPF2BDYyg7zA7

 

* 나팔꽃이 감고 올라갈 수 있는 지지대나 네트, 끈이 설치되어 있어야 합니다. 아무래도 좁은 실내 공간이라면 어렵지 않을까 싶어요..

 

 

 
 

 

 

이렇듯 씨앗을 거두고, 나누고, 또 다시 심는 일은 늘 놀랍습니다. 그 과정을 곰곰이 들여다볼수록 마음이 절로 숙연해지고, 온 우주에 걸쳐 있는 끝없는 생명의 순환을 떠올리게 합니다. 9월 말의 추분을 지나, 이제는 점점 더 낮의 길이가 짧아지고, 밤에는 추울 정도로 온도가 낮아지고 있어요. 다가오는 다음 24절기는 무엇일지 확인해보니, 내일모레 토요일이 '한로', 찬 이슬이 맺히는 때라고 합니다. 깊어가는 가을, 다가오는 겨울을 잘 지내고 또 잘 맞이해야겠다고 다짐합니다. 이 편지를 받아보시는 분들 모두, 더 아름답고 더 충만한 가을날을 맞이하시길, 두 손 모아 기원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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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솔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