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 지금은 없는 차2023. 5. 2. 17:13

아래는 허브 꾸러미 구독 회원분들께 발송했던, 블렌딩 노트입니다.

 

허브 꾸러미 구독은 집과 작업실 이전 관계로 현재 잠시 신청을 받지 않고 있습니다만.. 2024년 봄 다시 재개할 예정이며, 1년 단위 혹은 1회 단독으로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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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과 호랑이 허브

계절의 허브차 01 _ ‘햇살이 비치면’

2023. 1. 26

 

안녕하세요! 한 해 동안 쭉 이어질 <허브 꾸러미> 첫 만남이네요, 반갑습니다 : )

 

‘겨울의 허브차’ 로는 무엇이 좋을까, 추운 날 몸과 마음을 모두 따스하게 어루만져 줄 수 있는, 포근한 느낌이면 좋겠다고 떠올리면서, 제가 평소 좋아하고 즐겨 쓰는 허브들 중에서도 온기를 지니고 있는 허브들 위주로 잘 모아보았습니다.

 

제일 먼저 고른 건 ‘홀리 바질’이에요. 인도에서는 ‘툴시’라고 부르는데 그 이름으로도 널리 쓰입니다. 널리 쓰이는 ‘스위트 바질’과 비슷하지만 더 부드럽고 시원하면서 달콤한 향기가 나요. 스트레스와 불안을 낮춰주는 효과가 있다고 하는데, 정말 그 향기를 맡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둥그스름, 편안하게 누그러지는 것 같더라고요.

 

그렇게 툴시를 첫 번째 재료로 찜하고 나서, 허브에 관한 책을 살펴보다가 ‘조화로움’ 이라는 이름의 블렌딩을 발견했어요. 툴시가 바탕이 되고, 민트와 시나몬, 카다멈과 장미꽃잎이 섞인 블렌딩인데, ‘맛이 좋으면서 서로 잘 어우러지는 차’로 소개되어 있더라고요. 마침, 면역력을 높여주는 작용을 하고, 따스한 성질을 지닌 시나몬과 카다멈을 활용하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 ‘조화로움’ 블렌딩의 아이디어를 빌려왔습니다.

 

순하고 부드러운 맛이 좋으면서 또 피를 맑게 하는 작용을 하는 토끼풀, 상큼한 향기를 품고서 소화작용을 도와주는 민트와 레몬버베나, 여름날 오사카에서 직접 거둬온 로즈마리와 로즈제라늄, 항염작용을 하면서 위장활동을 도와주는 타임과 라벤더, 지리산 자락에 사는 친구가 보내준 조릿대잎, 환한 노랑빛의 메리골드 꽃잎.. 잘 어울릴 만한 재료들을 하나둘씩 더해가면서, 찬찬히 비율을 조정해가면서 블렌딩을 완성했습니다.

 

들어간 재료들을 다시 정리해보면요, (많이 들어간 순서대로)

: 툴시, 레몬 버베나, 토끼풀(레드 클로버), 타임, 라벤더, 로즈마리, 페퍼민트, 로즈 제라늄, 메리골드, 조릿대, 실론 시나몬, 카다멈 _ 총 12종류입니다.

 

그리고,

새로운 차를 만들 때마다 가장 난감한 고비, 알맞은 이름을 찾아 정하는 일이더라고요. 어렵지만, 그만큼 흥미진진한 모험 같기도 합니다. 좋아하는 노랫말을 흥얼거려보기도 하고, 책을 뒤적여보기도 해요. 이번에는 야마오 산세이 님의 <나는 숲으로 물러난다> 시집을 읽으면서, 마음에 와닿는 구절을 살펴보았어요. 그러다 찾아낸 시를 소개합니다.

 

그루터기 _ 야마오 산세이

 

밭 안에 있는 나무 그루터기에 앉아서

주위를 둘러볼 때가 가장 행복합니다.

 

푸른 풀이 가득하구나

바람이 부는구나

물소리가 들려오는구나

 

오이 새싹이 나왔네

호박 새싹도 나왔네

강낭콩 싹도 나왔네

 

햇살이 비치면 마음이 밝게 빛납니다

고요해집니다

고요해지며 나로 돌아옵니다

 

밭 안에 있는 나무 그루터기에 앉아서

주위를 둘러볼 때가 가장 기쁠 때입니다

 

 

시를 읽던 날이 최저기온 -18도, 가장 추운 날이어서 “햇살이 비치면” 이라는 구절이 더 간절히 제 마음에 와 닿았던 것도 같습니다. 밑줄을 긋고, 거듭 발음할수록, 참 좋더라고요. 햇살, 해의 기운, 따사로움, 온기.. 이 차를 통해 제가 전달하고 싶었던 마음이기도 합니다. 천천히 차를 우리고, 또 마시는 동안, 따스한 햇살이 비치길, 마음이 밝게 빛나길, 그러면서 고요해지길 바랍니다. 부디, 맛있게 드셔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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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솔밧
곰과 호랑이 허브2023. 3. 20. 13:39

 

안녕하세요. '곰과 호랑이 허브'를 운영하는 강수희입니다. 제 직업은 '허벌리스트', 직역하면 '약초꾼' 인데요 :-)  허브를 가꾸고, 허브에 대해 가르치고, 허브를 이용해서 두루 쓸모 있는 것들을 만들고 있습니다.

 

'허브'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을 종종 받습니다. 허브에 대한 정의는 경우에 따라, 사람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지만, 오랫동안 허브를 좋아하며 함께해 온 제가 생각하기엔, "향기, 약효, 아름다움을 전달하며, 일상을 풍요롭게 하는 고마운 친구" 가 아닐까 싶습니다.

 

'곰과 호랑이 허브'는 단군신화에 나오는, 동굴에서 쑥과 마늘을 먹는 곰과 호랑이에서 따온 이름입니다. 그 흔한 쑥과 마늘도 허브라는 걸, 알고보면 생활 속 어디에나 허브들이 있고, 간단하고 유용하게 잘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어 이 이름을 지었습니다. 놀랍게도, 전설에서뿐만 아니라 실제로도 곰은 허브를 잘 이해하고 잘 사용해서, 겨울잠에서 깨어나면 기생충을 없애는 효과가 있는 풀을 찾아 먹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 지역의 원주민들은 곰을 따라하며 허브의 활용법을 배웠다고도 하고요.

 

이렇듯 전 세계 모든 문화권에 걸쳐, 자연으로부터 비롯되어 꾸준히 이어져 온 전통의학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급격한 현대화 속에서 많은 부분이 잊혀지기도 했지만, 자연에 깃드는 동시에 자연과 더 가까이 연결되는, 허브에 담긴 이 소중한 지혜를 더욱 눈여겨보고, 잘 배워서, 앞으로도 계속 이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허브를 다뤄온 오랜 시간 동안 제가 경험한, 혼자만 알기엔 너무 아까운, 허브의 이로움과 아름다움을 더 널리 퍼뜨리며 다함께 누리고 싶다는 첫 마음가짐을 잊지 않고 잘 펼쳐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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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과 호랑이 허브'가 지나온 길]

 

2013년 겨울, 다큐 '자연농' 작업 중 몇 달 동안 머물렀던 영국 에든버러에는, 허브와 향신료를 g단위로 덜어서 파는 생협이 있었어요. 호기심에 사온 여러 허브들을 섞어서 새 조합을 만들어내는 게 즐거워서, 날마다 새로운 허브차를 만들어보곤 했습니다. 그때까지 허브차는 늘 '맹맹한 풀맛'이라고 여겼는데요, 신선한 허브로 잘 우린 허브차는 제법 맛있을 수도 있다는 걸 처음으로 알게 되었지요. 재미삼아 '꿈과 모험의 찻집'이라 이름 붙였던, 저 혼자만의 방구석 허브차 블렌딩이 소소하게 시작되었습니다.  

 

한번 그렇게 관심을 두기 시작하니, 가는 곳곳마다 계속해서 허브와의 인연이 이어졌습니다. 2014년 캘리포니아의 허브 전문점에서 구입한 책으로 독학을 시작했고, 이듬해 텃밭+예술 프로젝트에서 직접 허브를 키워 활용했고, 혼자 가늘게 이어가던 공부가 막막해지던 2017년 가을에는 훌륭한 기회를 얻어 '허브 DIY 강사 심화과정' 수업을 들으며 1급 허벌리스트 자격증을 따게 되었고.. 차차 발자국들이 더해지면서, 풀숲에 오솔길이 생겨나듯이 '곰과 호랑이 허브'가 탄생했습니다.

 

2017년 말부터 오사카 외곽의 '기타카가야'에서 'The Branch'라는 작은 공간을 운영했습니다. 생태, 예술을 중심축으로 삼아, 자연의 리듬 '24절기'에 맞추어 여러 이벤트를 진행했습니다. 저는 허브를 주제로 '동네 허브 산책', '허브차 블렌딩 워크샵', '허브 에센셜오일 워크샵'을 열었습니다. 고마운 인연들이 점점 더 넓게 이어지면서, '아시아북마켓'이라는 행사에 초대를 받아 시내 대형백화점에서 허브티 블렌딩 워크샵을 진행하기도 했지요.

 

 

['곰과 호랑이 허브'의 현재]

코로나를 비롯한 여러 상황으로 일본의 삶터를 정리하고 2020년 한국으로 돌아왔고, 2021년 봄부터는 대전의 보문산 자락에 정착하여, 배우자 패트릭 라이든과 함께 생태예술 창작그룹 '시티애즈네이처'라는 이름으로 전시, 워크숍, 강의, 이벤트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 중입니다. 2023년에는 성심당문화원에서 허브티블렌딩수업을 진행했으며, 대전광역시 발행 월간지에 '허브이야기'를 연재했습니다. 2024년부터는 시티애즈네이처의 작업실을 준비하면서 새로운 공간에서 좀 더 알찬 소규모 허브 수업을 열기 위해 준비 중입니다.   

 

2022년 ' 월간 대전이즈유' 인터뷰 기사

 

 

['곰과 호랑이 허브'가 하는 일]

- 허브차 제작 ('허브 꾸러미' 구독을 통한 판매)
- 허브 수업 진행 (허브의 기초 / 나만의 허브차 만들기 / 아로마테라피의 기초)

 

* 2017년 가을 '허브 DIY 강사 양성 과정'을 수료했고, 한국허브협회 허벌리스트 1급 자격을 취득했습니다.

 

* '곰과 호랑이 허브'에 궁금한 점이 있거나, 무언가 저와 함께 벌이고픈 일이 있다면, 아래로 연락주세요. suhee@finalstraw.org / 010-4462-368팔 ^__^

 

 

Posted by 솔밧
곰과 호랑이 허브2023. 1. 4. 11:00

 

2023.11 업데이트

허브 꾸러미 구독은 집과 작업실 이전 관계로 현재 잠시 신청을 받지 않고 있습니다만.. 2024년 봄 다시 재개할 예정이며, 1년 단위 혹은 1회 단독으로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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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일상 속에서 더 쉽고 간단하게, 허브를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곰과 호랑이 허브'에서,

허브차 정기구독 회원을 모집합니다.

 

새로운 계절이 찾아올 때마다,

그 시기에 알맞도록 여러 허브들을 잘 섞어 만든 '블렌딩 허브차' 한 팩,

그리고 허브에 관한 유익한 이야기들을 두루 담은 '허브편지'를 함께 보내드려요.

 

일 년에 총 네 번,

온기와 정성이 담긴 '허브 꾸러미'를 만나보세요 :-)

 

 
* 허브 꾸러미 구성품

1) 계절의 허브차 (1팩 15g, 대략 15~20잔 분량)

2) 허브편지 : 허브차 블렌딩에 대한 자세한 소개 및 허브 이야기를 담은 편지

 

* 발송 계획

1월 : 겨울의 허브차

4월 : 봄의 허브차

7월 : 여름의 허브차

10월 : 가을의 허브차

 

* 정기구독 비용 (배송비 포함)

1) 가벼운 꾸러미 (1회당 허브차 1팩씩) : 총 4회 _ 60,000원

2) 풍성한 꾸러미 (1회당 허브차 2팩씩) : 총 4회 _ 100,000원

3) 한번만 맛보기 (허브차 1팩) : 15,000원

 

* 허브 꾸러미를 신청하려면?

1. https://forms.gle/ywAF4xYAjhzPnbaS6 이 페이지의 설문 항목을 빠짐없이 채워주세요.

또는 010-4462-36팔팔 / suhee@finalstraw.org 앞으로

[이름/전화번호/메일주소/우편주소/꾸러미종류/하고픈말씀] 을 보내주세요.

 

2. 국민은행 344-24-0037-744 강수희 앞으로 해당하는 금액을 입금해주세요

 

3. 1번과 2번 모두 잘 접수되면, 적어주신 핸드폰번호/메일주소로 답신을 드립니다.

 

* 꾸러미에 관한, 허브차에 관한, 온갖 질문을 환영합니다.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_^!!

전화+카톡 010-4462-36팔팔 / 이메일 suhee@finalstraw.org

인스타 https://www.instagram.com/suheekang/ 

 

* 고맙습니다 ;-)

Posted by 솔밧